[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터키 리그에서 '배구 여제' 김연경(29)의 존재감은 단연 빛났다. 김연경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는 배구 강국 주 공격수들이 즐비한 엑자시바시를 꺾고 6연승 행진을 했다.

페네르바체는 4일(이하 한국 시간) 터키 이스탄불 엑자시바시 스포츠살롱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터키 여자 프로 배구 리그에서 엑자시바시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1 18-25 25-20 23-25 16-14)로 이겼다.

올 시즌 11승 3패를 기록한 페네르바체는 10승 4패에 그친 엑자시바시에 승패에서 앞섰다. 그러나 승점 34.87점인 엑자시바시는 34.36인 페네르바체를 근소하게 앞서며 2위를 지켰다.

페네르바체는 지난해 12월 4일 바키프방크에 0-3으로 진 뒤 6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와 터키 컵까지 합치면 12연승이다.

▲ 김연경(가운데)과 페네르바체 선수들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올 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의 전망은 불투명했다. 외국인 선수 눗사라 떰꼼(태국)과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를 영입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바키프방크와 엑자시바시에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즌 초반 페네르바체는 새롭게 가세한 세터 눗사라와 공격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또 수비와 조직력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며 지난해 12월 초까지 5승 3패에 그쳤다.

그러나 페네르바체에는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김연경과 주장 에다 에르뎀(터키)이 있었다. 이들은 새롭게 팀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 적응하도록 많은 배려를 했다. 시간이 나면 동료들과 식사하며 팀 융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런 과정은 12연승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수비와 서브 리시브 그리고 블로킹이 한층 발전한 페네르바체는 터키 컵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터키 컵 준결승전에서 만난 엑자시바시의 도전을 뿌리쳤다. 터키 컵 패배로 엑자시바시는 한층 짜임새 있는 전력으로 페네르바체를 괴롭혔다. 시종일관 접전을 펼친 두 팀의 승부는 5세트에서 결정됐다.

페네르바체는 5세트 10-13으로 뒤지며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김연경은 해결사 소임을 톡톡히 해내며 13-13 동점을 만들었다. 14-14 듀스에서도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페네르바체는 4세트에서 이기면 엑자시바시를 제치고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승점 0.51점 차로 아쉽게 3위에 머물렀지만 엑자시바시와 자존심 대결에서 승자가 됐다.

경기를 마친 김연경은 스포티비뉴스와 서면 인터뷰에 "(2위로 오르지 못한 점은) 당연히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이겼다는 점에 좋은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말 힘든 경기였고 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이겨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엑자시바시는 터키 컵에서 부상으로 뛰지 못한 조던 라르손(미국)이 출전했다. 미국 국가 대표 팀 살림꾼인 라르손은 공격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에 능하다. 터키 컵에서 페네르바체의 서브에 리시브가 무너졌던 엑자시바시는 라르손의 선전으로 페네르바체와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 2016~2017 시즌 터키 여자 프로배구 엑자시바시와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는 김연경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김연경은 "라르손은 정말 좋은 선수다. 공격과 수비가 모두 뛰어나다"며 "물론 라르손 선수도 잘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더 잘해서 승리했다.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서 경기에 나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페네르바체의 연승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팀의 상승세에 대해 그는 "블로킹과 수비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이 두 가지가 잘 안 되면 경기를 풀어 가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이번 경기에서는 잘 안 들어갔지만 서브 연습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터키 컵 우승 이후 페네르바체의 조직력은 더 단단해졌다. 김연경은 "터키 컵에서 우승한 뒤 팀이 하나가 되려고 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원래 큰 경기를 잘 끝내면 팀이 많은 발전을 한다"고 밝혔다.

엑자시바시라는 큰 산을 넘은 페네르바체는 오는 8일 폴란드에서 열리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돔브로바 고르니차를 만난다. 이 경기를 마친 뒤 홈인 이스탄불로 돌아와 11일 이드만오저으와 경기를 치른다.

SPOTV는 11일 저녁 7시부터 페네르바체와 이드만오저으의 경기를 위성 생중계한다.

[영상] 페네르바체 VS 엑자시바시 하이라이트 ⓒ SPOTV 미디어서비스팀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