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래퍼' 장용준이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했다. 사진|Mnet 방송화면 캡처, CJ E&M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단, 3일 사이에 모든 일이 벌어졌다. ‘조건만남’ 의혹부터 행실과 인성 논란에 휩싸이며 화제의 중심에 선 바른정당 장제원 국회의원의 아들 장용준이 결국 ‘고등래퍼’에서 하차했다.

장용준은 지난 10일 첫 방송된 Mnet ‘고등래퍼’에서 당찬 성격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며 주목 받았다. 특히 세인트폴 국제학교 1학년에 다니는 장용준은 ‘고등래퍼’ 멘토 중 한 명인 스윙스의 러브콜을 받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등래퍼’ 방송 후 장용준의 아버지가 바른정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화제를 모았다. 장제원 의원은 앞서 최순실 게이트로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딸 정유라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을 비판하며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기 때문.

하지만 장용준의 인성과 사생활에 대한 폭로글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특히 장용준의 계정으로 추측되는 SNS에 “오빠랑 하자”, “조건(만남) 하고 싶은데”, “우리 엄마를 때려 달라” 등의 글들이 올라온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조건 만남’ 의혹은 치명타였다. 해당 SNS 계정은 논란 직후 삭제됐으나, 캡처본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고등래퍼’ 제작진은 방송 다음 날인 11일 장용준의 논란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힌 뒤 침묵했다. 논란이 계속 되자 장제원 의원이 나섰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오후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용준이를 많이 아프게 한 것 같다. 용준이가 가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국민께 정말 죄송하고, 용준이가 이 아픔을 딛고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도록 아버지로서 더 노력하고 잘 지도하겠다”고 사과했다.

장제원 의원의 사과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장제원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변인직과 부산시당위원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라며 사퇴 의사와 함께 재차 사과했다.

‘고등래퍼’ 제작진은 주말이 지난 뒤, 13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장용준의 하차 소식을 전했다. 제작진은 “현재 장용준 군은 본인의 어린 시절 치기 어린 행동에 대해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인해 심려를 끼치게 된 많은 분들께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이에 장용준 군은 제작진 측에 조심스레 프로그램 하차 의견을 전달했고, 제작진은 이러한 장용준 군의 뜻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제작진은 하차를 결정한 장용준의 자필 편지를 함께 공개하며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 고교생들의 꿈과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더 좋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용준은 친필 편지를 통해 “저의 잘못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려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한 조건 만남 의혹에 대해 “한순간의 호기심으로 트위터를 통해 저급한 말을 내뱉은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하지만 그러한 방식으로 어떠한 만남을 가져본 적은 결단코 없다”고 해명했다.

이로써 첫 회부터 실력자로 주목 받은 장용준은 조건 만남 의혹부터 인성 논란으로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은 분위기다.

앞서 ‘고등래퍼’는 청소년들의 거침없는 이야기는 물론, 그들의 생활공간인 학교에서의 문화를 ‘힙합’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대중에게 힙합의 긍정적인 면을 조명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은 출연자의 행실 논란이 일면서, '랩만 잘하면 되나?'라는 근본적인 비판에 부딪혔다. 앞서 일반인 출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의 과거 이력이 논란이 된 경우가 종종 있었고, 제작진이 이를 사전에 전부 검증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게 사실이다. '고등래퍼' 제작진도 같은 어려움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래퍼'는 미성년인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이번 장용준 자질 논란이 특히 뼈아프다. 과연, '고등래퍼'가 방송 첫회만에 벌어진 이 모든 논란을 딛고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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