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에 나왔다는 걸 알아보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찾아보고 나서 아는 분들이 더 많았죠. 아니면 제가 ‘시그널’에 나왔다고 말씀을 드리거나요. 대부분 반응은 ‘너무 다르다’였어요. 제가 앞머리를 내리면 순하고, 올리면 강해 보이거든요.”

서지훈이 ‘시그널’에 출연했다는 것을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최근 작품 JTBC ‘솔로몬의 위증’과 상반된 이미지여서다. 서지훈은 지난달 종영한 ‘솔로몬의 위증’에서 배준영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배준영은 어머니와의 트러블로 속앓이를 하지만, 착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다. 선한 인상을 지닌 서지훈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그의 데뷔작인 ‘시그널’에서 연기한 장태진이라는 인물은 배준영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서지훈은 ‘시그널’에서 마지막 에피소드인 인주 여고생 사건의 주범 장태진을 연기했다. 인주 여고생 사건은 ‘시그널’ 주인공 박해영(이제훈 분)과 이재한(조진웅 분)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 큰 사건이었다. 장태진은 인주시멘트의 아들이자 돈과 권력 뒤에 숨은 악인이었다.

서지훈은 “지금의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 뒤 곧바로 들어간 작품”이라면서 “그때는 서울이 아니라 고향인 대구에 있었다. ‘시그널’ 제작진에게 오디션 영상을 보냈는데, PD님이 영상만 보고 같이하자고 하셨다. 연락을 받은 다음 날 곧바로 촬영장에 갔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던 서지훈은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설렜다”고 말했다. 촬영 기간은 2~3일 정도로 짧았지만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특히 그는 “편집에 많은 신경을 써주셔서 감사하다”며 “마지막에 임팩트있게 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쉬웠던 점은 영화 ‘파수꾼’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꾸게 됐는데, ‘파수꾼’의 주인공이었던 이제훈을 ‘시그널’ 현장에서 만날 수 없었던 거라고 한다.

'시그널’과 이미지가 많이 달라 알아봐 주지 못하는 것이 섭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성숙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미지가 많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라면서 “알아봐달라고 어필하기 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많은 작품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