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수(23)는 지난해 SBS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과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까지, 두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바빴던 만큼, 작품을 모두 끝내고 나서 해방감이 클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었다. 그는 “빨리 좋은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면서 “쉬는 것보다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아직 데뷔가 1년도 채 되지 않은 서은수는 출연한 두 작품 모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단번에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고,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 널리 알렸다. 그가 자신을 알릴 수 있었던 첫 작품은 ‘질투의 화신’이다. 서은수는 극 중 중국 연변 출신이자 표나리(공효진 분)의 새엄마 리홍단으로 분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연변 출신 리홍단의 탄생 과정은 간단하다. 서은수는 “PD님께서 그 캐릭터가 연변 출신이지만 연변말을 쓸지, 서울말을 쓸지 아직 생각 중이라고 하시더라”면서 “대본리딩 때 둘 다 준비해오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서울말로 하면 매력이 떨어질 것 같아서, 스스로 미션을 줬다. 이 캐릭터는 무조건 연변말로 가게 하자고”라고 말했다. 이어 미션을 준 이유에 대해서는 “캐릭터를 잘 잡는 것 역시 배우의 자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은수는 결국 해냈다. 수소문해서 연변 출신 선생님을 찾았고, 과외를 받았다. 대본이 나온 부분만 달달 외워서 연습을 했고 합격을 받았다.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표나리의 새엄마 리홍단이다.
다음 캐릭터 역시 연변 출신이었다. 서은수는 “‘질투의 화신’ 촬영 중에 ‘낭만닥터 김사부’ 오디션을 봤다“면서 ”우연의 일치로 연변 출신 여자를 연기하게 됐다. 나는 그게 좋은 것 같다. 아무리 연변 여자라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삶도 다르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우연화는 한국에서 7년 정도 산 여자였다. 연변말을 안 써도 된다고 말씀해주셨고,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두 번의 연변 출신 캐릭터를 연기한 그에게 찾아온 어려움은 다른 곳에 있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연기에 대한 것보다도 현장에서의 긴장감이 제일 어려웠다. 의사인 우연화가 내뱉는 의학 용어도 “달달 외우면 됐지만, 현장에서의 긴장감은 제일 어려웠다”고.
서은수는 “분명히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느낀 건, 나는 100을 준비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작품에 들어가게 된다면 120을 준비할 거다. 완벽하게 더 준비하고, 현장에서 긴장하지 말고. 그렇게 해야겠다는 걸 두 작품을 하면서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제 두 작품, 첫 발자국을 찍은 서은수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그런 그가 올해 이루고 싶은 것은 “스스로 더 발전하는 것”이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막들이 깨졌으면 좋겠어요. 그건 나를 둘러싼 두려움일 수도, 공포심일 수도, 아니면 사람들의 시선일 수도 있어요. 이런 막을 깨고 나오는 작업이 필요한 한 해일 것 같아요. 그 막을 깨고 나온다면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행복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