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숙집 딸들' 다섯 여배우와 박수홍-이수근이 첫 만남을 가졌다. 제공|KBS2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적인 여배우 군단이 한 집에 모였다. 각각 확연한 개성을 가진 출연자가 모였다는 점은 기대되지만, 어딘가 애매해보이는 콘셉트는 '하숙집 딸들'이 보완해야할 점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하숙집 딸들'은 하숙집 주인인 엄마 이미숙과 미모의 네 딸 박시연-장신영-이다해-윤소이가 하숙집을 찾은 하숙생들과 펼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박수홍과 이수근은 각각 개그 고시생과 이미숙의 남동생 역으로 등장했다.

배우로서도 항상 튀는 행보를 보여 온 이미숙은 '하숙집 딸들'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다.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재치로 방송 전체를 아우르는 힘을 가졌다.

먼저, 이미숙은 첫 만남에 지각한 윤소이를 놀려주기 위해 직접 몰래카메라를 제안해 적극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너는 나이가 너무 많이 들었다" "노안이라 글이 안 보이나" "쟤는 그냥 허당이야"라는 등, 선배만이 할 수 있는 직설적인 발언으로 후배들을 당황하게 했다. 콘셉트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는 "딸이 넷인데, 아버지가 다 다르다는 설정은 어떤가"라고 폭탄같은 제안을 해 하숙집 식구들을 자지러지게 웃게 했다.

박시연은 '프로 먹방러' 본능을 발휘해 새로운 캐릭터 탄생을 예감하게 했다. 모두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박시연은 젓가락을 내려놓지 않고, 계속해서 입 안에 음식을 집어넣었다. 이에 박수홍이 "너무 심하다. 계속 먹는다"고 구박했지만, 박시연의 '먹방'은 멈출 줄을 몰랐다. 앞서 박시연은 이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민망해서 계속 먹기만 했다"며 이유를 말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캐릭터를 잡게 됐다.

이다해는 마치 로봇을 연상시키는 '정리 본능'을 발휘했다. 식구들이 선물을 가져와 나눌 때도 물건 확인은 미뤄두고 정리를 하느라 바빴고, 식구들이 장소를 옮길 때마다 흐트러진 물건들을 다시 정리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 특히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발견하곤, 버릴 곳이 없자 주머니에 집어넣어 웃음을 자아냈다.

여배우들이 보여준 의외의 캐릭터, 솔직하고 거침없는 토크 본능은 방송 전 불러모은 기대감을 충족했다. 여배우들이 방송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내려놓을 수 있다면 더 큰 재미가 기대되기도 한다.

하지만 조각조각 나뉘는 장면들, 이어질만하면 끊기는 대화, 특이한 구석 없는 게임 진행은 뻔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특히 방송 말미 진행된 '병뚜껑 멀리 보내기' 게임과 '빨간 내복' 벌칙 장면은 '하숙집'이라는 배경을 콘셉트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예능과 다를 바 없었다. 캐릭터의 신선함 외에 특별한 기획력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이어 KBS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여배우들만의 예능'이라는 점에서 '하숙집 딸들'은 주위의 기대 속에 출발했다. 첫 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이날은 상견례의 자리였고, 앞으로 본격적으로 하숙생과 함께하는 에피소드가 진행되기에 아직은 기대가 크다.  '하숙집 딸들'이 다음 회에서 보다 참신한 구성으로 안방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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