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형 ⓒ 강릉,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맏형 이준형(21, 단국대)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인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준형은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이준형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하게 한국 남자 싱글에서 꾸준히 활약해 왔다. 2014년 8월 프랑스 쿠르쉐벨에서 열린 2013~2014 ISU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남자 싱글에서 우승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ISU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그해 12월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에 성공했다. 척박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환경에서 이준형은 김진서(21, 한체대)와 경쟁했다. 2015년과 지난해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이준형에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2015년 여름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그가 탑승하고 있던 차에 다른 차가 뒤에서 충돌했다. 사고 당시 큰 부상은 없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허리 통증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가을 허리 통증이 생긴 그는 디스크가 생겼다.

지난달 종합선수권대회 때 이준형의 허리 통증은 심각해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훈련을 할 때 아픈 정도가 아니라 걸어 다닐 때도 통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몸 상태는 최악이었지만 국가 대표를 유지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5위에 그쳤지만 이준형은 태극 마크를 지켰다.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그는 자신감을 잃었다. 허리 통증으로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종합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악몽 같은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꾸준한 치료와 재활로 부상을 이겨 낸 이준형은 한결 편한 마음으로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를 준비했다.

이준형은 "지금은 허리 통증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이것 때문에 매우 기분이 좋고 열심히 훈련할 수 있는 점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 이준형 ⓒ 강릉, 스포티비뉴스

이준형이 주춤할 때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은 5살 어린 차준환(16, 휘문중)이 차지했다. 어린 후배가 잘하는 점은 대견하지만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메달 후보들이 대거 출전한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22, 일본)와 올해 전미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네이선 첸(18), 중국의 점프 괴물 진보양(20), 캐나다의 백전노장 패트릭 챈(27) 등이 아이스아레나 빙판에 선다.

이준형은 순위보다 프로그램 클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올 시즌 한번도 제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한 적이 없다. 허리 통증이 없으니 이번에는 이 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꾸준하게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연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성이다. 다음 시즌 4회전 점프를 프로그램에 넣어 평창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준형의 어머니는 피겨스케이팅 지도자인 오지연(48) 코치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한 그는 신혜숙 코치 밑에서 뛰고 있다. 어머니에게 직접적인 지도를 받지는 않지만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어머니와 아이스 링크에서 매일 만나고 있다.

이준형에게 오지연 코치는 지도자보다 '피겨 맘'으로 다가온다. 올림픽을 1년 앞둔 이준형은 "가장 중요한 것은 4회전 점프를 넣는 것이다. 기술을 높여야 하고 트리플 악셀도 실수 없이 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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