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건 포사이드는 LA 다저스 2루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108년’과 ‘68년’의 저주에 걸린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컵스가 우승을 차지했고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열기 속에 2016년 시즌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의 뜨거웠던 열기가 스토브리그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새로운 CBA 협정(메이저리그 노사협약) 체결이 늦어지면서 구단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느려졌다. FA(자유계약) 시장에는 마무리투수 빅 3(아롤디스 채프먼, 켄리 잰슨, 마크 멜란슨)를 제외하면 대어급 선수가 많지 않았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무려 7명의 선수가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에는 요에니스 세스페데스(4년 1억 1000만 달러)가 유일하게 대박 계약에 성공했다.

예년에 비해 한파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던 스토브리그도 어느새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월 중순 투수와 포수조의 소집을 시작으로 구단들은 본격적인 스프링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스프링 트레이닝을 앞두고 각 팀들은 이번 겨울 어떻게 전력의 밑그림을 그렸는지 지구별로 살펴본다.

▷ LA 다저스

한꺼번에 많은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은 다저스는 핵심 선수들을 잔류시키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5년 8,000만 달러), 3루수 저스틴 터너(4년 6,400만 달러), 선발투수 리치 힐(3년 4,800만 달러)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핵심 전력을 지켜냈지만 그만큼 팀을 떠난 선수들도 많았다. 특히 지난해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1위(3.35)를 기록했던  불펜 쪽에서 조 블랜튼, 루이스 콜먼, J.P. 하웰, 제시 차베즈 등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마무리 잰슨을 중심으로 여전히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불펜진은 비달 누뇨, 세르지오 로모의 합류로 지난해 못지 않은 강력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다저스의 가장 큰 화두였던 2루수의 주인공은 로건 포사이드로 정해졌다. 공격력을 갖춘 브라이언 도저(미네소타 트윈스), 이안 킨슬러(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트레이드 이야기가 오갔지만 카드가 맞지 않았다.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에서 투수 유망주 호세 데 레온 1명만을 내주며 유망주 유출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16년 라이벌 다저스가 불펜때문에 웃었다면 샌프란시스코는 불펜때문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샌프란시스코 불펜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전반기 승률 1위(57승 33패)의 상승세를 꺾은 주범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은 마무리투수 빅3 가운데 한 명인 마크 멜란슨(4년 6,200만 달러)을 영입하면서 뒷문 불안을 해소했다.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2010, 2012, 2014)을 함께한 세르지오 로모, 산티아고 카시야와는 작별을 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스토브리그에서 멜란슨의 영입 외에 큰 움직임은 없었다. 버스터 포지의 백업 역할을 맡을 베테랑 포수 닉 헌들리와 1년 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을 뿐 전력 보강은 대부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이뤄졌다. 2007년 NL MVP 출신 지미 롤린스는 은퇴대신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계약을 선택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미국 무대 진출에 성공한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진입을 위한 스프링캠프의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 콜로라도 역대 FA 외야수 최고액 계약을 맺은 이안 데스몬드

▷ 콜로라도 로키스

콜로라도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오랜만에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최근 2번의 스토브리그(2014-2016)에서 7명의 선수를 영입하는데 썼던 비용(6,145만 달러)보다 많은 돈을 이안 데스몬드 1명에게 투자했다(5년 7,000만 달러).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꾸며 FA 재수에 성공한 데스몬드는 콜로라도에서 1루수로 또 한 번

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던 다니엘 데스칼소가 떠난 내야 백업자리에는 버드 블랙 감독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함께 했던 알렉시 아마리스타를 영입했다.

콜로라도는 지난 3시즌(2014-2016) 동안 불펜에서 가장 많은 경기(161경기)에 출전했던 왼손 불펜 투수 분 로건이 FA 자격을 얻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팀을 옮겼다. 로건의 빈 자리는 마이애미에서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마이크 던(3년 1,900만 달러)의 영입으로 메웠다. 콜로라도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6시즌 통산145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로 활약했던 그렉 홀랜드(1년 700만 달러)와도 계약을 맺으며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애리조나는 2015년 12월 그 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댄스비 스완슨이 포함된 3대 2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2016년 11월 또 한 번의 3대 2 대형 트레이드로 주목을 받았다. 애리조나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오른손 선발투수 타이후안 워커, 유격수 케텔 마르테를 영입했고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유격수 진 세구라와 2명의 유망주(외야수 미치 해니거, 왼손 투수 잭 커티스)를 시애틀로 보냈다. 애리조나는 스토브리그에서 2시즌 연속으로 선발진 보강을 위해 유망주의 출혈을 감수하는 트레이드를 했다.

잭 그레인키에게 2억 달러 이상(약 2억 650만 달러)을 투자했던 지난 스토브리그와 달리 이번 FA 시장에서는 4명의 선수에게 1,000만 달러도 쓰지 않았다(995만 달러). 웰링턴 카스티요와 터피 고스위시가 떠난 자리에 제프 매티스(2년 400만 달러), 크리스 아이아네타(1년 170만 달러) 두 명의 베테랑 포수를 영입했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시즌 중반 브래드 지글러를 트레이드 한 뒤 마땅한 마무리투수가 없었다. 스토브리그에서 통산 261세이브를 기록 중인 베테랑 투수 페르난도 로드니(1년 275만 달러)를 영입했지만 지난해 샌디에이고(1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0.31)와 마이애미(2승 3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5.89)에서의 모습이 전혀 달랐기 때문에 불안감은 여전하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15년 과감한 투자에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샌디에이고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판매자의 입장으로 돌아섰다. 그 결과 2015년 1억 달러가 넘었던 연봉 총액(약 1억 1,000만 달러)이 2년 만에 절반(약 5,5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은 존 제이, 애덤 로살레스, 알렉시 아마리스타 등의 야수들과 계약을 맺지 않았다. 지난 2시즌(2015-2016) 동안 주전 포수를 맡았던 데릭 노리스는 트레이드를 통해 워싱턴 내셔널스로 이적했다. 많은 야수들이 팀을 떠났지만 샌디에이고는 윌 마이어스와 재계약(6년 8,300만 달러)에만 집중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2014년 13승, 2015년 10승을 거두며 선발진을 이끌었던 타이슨 로스도 부상으로 한 시즌 주춤하자 과감하게 결별을 선언했다. 클레이튼 리차드, 줄리스 차신, 트레버 케이힐 3명의 FA 투수와 모두 1년 175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지출을 최소화했다. 샌디에이고는 팀의 방향을 리빌딩으로 바꾼 뒤 스토브리그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시장에 눈을 돌려 유망주 영입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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