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안희정-안철수-남경필-심상정(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 대선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제공|MBC, SBS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조기 대선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방송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 빠르게 준비했다. 대선주자들은 공약 홍보와 이미지 상승을 위해 교양과 예능을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하지만, 쏟아지는 대선 특집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SBS는 특별기획 ‘대선주자 국민면접’을 준비했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대통령 채용을 위해 국민들이 대통령 지원자들의 면접을 보는 프로그램. SNS를 통해 직접 받은 국민들의 질문들로 구성된 혹독한 압박면접과 역량검증 면접을 대선주자들에게 실시해 대통령 채용을 위한 역량을 제대로 검증한다는 콘셉트로 준비됐다.

지난 12일부터 방송된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철학자 강신주, 소설가 김진명, 전여옥 전 의원, 진중권 동양대 교수,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대선주자들의 면접을 봤다. 첫 방송 후 배우 김의성은 트위터를 통해 “저런 거지같은 프로그램을 아예 볼 생각도 안 하는 내가 챔피언”이라는 혹평을 남겼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도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예능적인 요소에 치중한데다, ‘면접’이라는 키워드만 있을 뿐 다른 대선 특집과 크게 차별화된 점은 없었다는 평. 첫 회 시청률은 7.3%(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으나, 마지막회인 5회 시청률의 경우 4.2%까지 떨어졌다.

MBC는 ‘대선주자를 검증한다’를 방송했다. ‘대선주자를 검증한다’는 대선주자와 검증위원이 질의‧응답을 벌이는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용찬 MBC 시사제작국장이 진행을 맡았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목진휴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가 검증위원으로 나서 대선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확인하고 검증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을 시작으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출연했다.

‘대선주자를 검증한다’는 평균 3%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미 ‘썰전’ 등을 통해 대선 주자들의 정책과 비전을 검증한 바 있는 시청자들은 ‘대선주자를 검증한다’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KBS도 비슷했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후보 검증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은 “그게 그 프로그램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내용이 연달아 방송되다보니 지루했다는 평이 많다.

앞서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와 ‘썰전’은 오히려 호평 받았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썰전’에는 문재인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이 출연했다. ‘썰전’은 유시민과 전원책의 날카로운 질문으로 호평 받았다. '썰전'의 경우 지금까지 꾸준히 쌓아온 방송에 대한 평판이 안정적 기반으로 작용했다는 평. ‘말하는대로’에 출연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버스킹을 통해 직접 시민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런 가운데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 측이 대선특집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해피투게더3’ 관계자는 스포티비스타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을 섭외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아직 특집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하는 네티즌이 많다. 대선 주자들의 평가에 관한한 진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서다. 대선주자들도 ‘해피투게더3’에 출연할 경우,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소탈한 매력을 보여주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자칫하면 가벼워보일 수 있어 조심스러운 대목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이후 시사, 정치 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드라마와 예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다보니 시청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방송사로서는 관련 프로그램을 늘리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차별화 없는 양적 확대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외면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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