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그래, 가족'에서 까칠한 성격을 지닌 수경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요원.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그래, 가족속 수경은 까칠하고 톡 쏘는 말투와 공격적인 태도가 트레이드 마크다. 오 씨 집안 삼남매 중 둘째지만 첫째 못지 않게 집안 문제에 책임진다. 무능력한 첫째 오빠에 철없는 셋째 동생까지 수경은 가족이 짐만 같다.

이런 가족에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뉴욕 특파원 발령 뿐. 방송국에 입사해 10년간 휴가도, 병가도 없이 일하며 뉴욕 특파원 하나만 보고 살아왔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금수저 후배에게 특파원 자리를 뺏겼고, 신세 한탄을 시작하기도 전, 생각지도 않은 막내 동생이 나타났다. 그것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말이다.

수경을 연기한 배우는 바로 이요원. 이요원의 똑부러지는 이미지는 수경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새침한 표정과 도도하고 차가운 듯한 이미지까지 시나리오 속 수경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놓은 듯한 이요원이다.

실제로는 여동생이 하나 있는 장녀인 이요원은 그래, 가족상황에 공감했다. 남자 형제가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주변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있을 만한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든 촬영을 끝낸 후, 가족에 대한 생각이 변하진 않았다. 다만 형제가 한 명인 것이 다행이라는 말로 주변을 웃게 만들었다.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요원은 보다 편안해 보였다. 영화 전설의 주먹이후 가족영화로 돌아온 이요원을 만났다. 그리고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 수 있었다. 친절한 말투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생각을 똑바로 전달했다. 지금 수경과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기도 했다.

Q.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고민은 없었나.

고민은 없었다. 영화 시나리오가 생각만큼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시나리오가 들어왔고, 두 달 정도만 찍는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친근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와 자식간의 이야기가 아니라 성인이 된 형제-자매의 이야기라서 좋았다.

▲ 영화 '그래, 가족' 속 수경과 비슷한 부분을 언급한 배우 이요원. 사진|곽혜미 기자
Q. 사남매 이야기에 공감했나.

남자 형제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있을 법한 관계였다. 감정 이입이 안되거나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은 없었다.

Q. 수경이 까칠하지만 미워 보이진 않아야 했는데.

그런 고민은 해보지 않았다. 수경이 미워 보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수경의 따뜻한 내면이 시나리오에서 충분히 표현 됐다. 낙이(정준원)가 수경의 인생으로 들어오면서 인간적인 부분을 건드린다. 그런 부분이 나와 특별히 미워 보이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

Q. 실제로 수경과 비슷한 성격이 있나.

츤데레 같은 부분은 비슷하다. 나도 표현을 잘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가족들에게는 잘 못하는 것 같다. 주변에도 말로 표현을 잘 못한다. 하지만 나를 오래 알고 지낸 분들은 내가 마음은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하하. 친한 지인들이나 동생들에게 막말도 하고 그러는데 나만의 애정 표현이다.

Q. 수경과 다른 점은.

수경이처럼 형제, 자매들에게 심하게 하진 않는다. 수경은 아무래도 영화니까,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이 다른 점인 것 같다.

Q. 최근 작품들을 보면 실제로 날카롭다고 오해할 수도 있겠더라.

생긴 것이 동그랗고, 이미지 때문에 귀여운 역할을 많이 했다. 성격은 그렇지 못해서 어렸을 때 많이 힘들었다. 모르는 사람 앞이라 더 힘들었다. 실제로 날카롭고 까칠한 부분도 있다. 그래도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조금 부드러워 지긴 했다.

Q. 지금같은 캐릭터가 더 편한가.

아무래도 그렇다. 하하. 차 안에서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대사 연습을 할 때가 있다.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이 놀란다. ‘지금 연기하는 것이냐고 물어보기도 할 정도다.

Q. 최근 청순한 여주인공 캐릭터가 사라진 것도 있지만, 주체적인 캐릭터를 유독 많이 한 것 같다.

내가 그런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건 맞다. 단순한 멜로 드라마에서 남자가 다 해결해주는 그런 캐릭터에는 매력을 못 느꼈다. 장르물이 나에게 더 맞는 것 같다. 목표가 뚜렷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주체적인 여자 캐릭터를 좋아한다.

▲ 배우 이요원은 "'그래 가족'을 해보니 형제가 한 명이라 다행"이라며 웃었다. 사진|곽혜미 기자
Q.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족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나.

특별히 바뀌거나 달라지진 않았다. 영화를 보고 그래도 가족이다를 느끼게 하는 작품은 맞는 것 같다. 나는 형제가 한 명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위안을 받았다. 나도 수경과 같은 위치였다. 어려서 돈을 가장 많이 벌었다. 나 같아도 언니가 돈을 많이 벌면 언니한테 해달라고 할 것 같다. 잔소리를 하면서도 동생이 원하는 것은 다 해줬던 것 같다.

Q. 관객들에게 '그래, 가족'을 소개한다면.

우리 작품은 MSG가 없는 영화다. 어쩌면 뻔할 수 있지만, 우리가 사는 모습이다. 소소한 재미와 감동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나 역시도 그런 영화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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