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을 소재로 한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소재다. 여기에 익숙한 부성애가 결합됐다. 3년 전 납치된 아들을 찾는 대호의 부성애가 결합되면서 낯설지만 익숙한 영화로 다가온다.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은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으로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이야기를 그렸다. 뇌를 활성화 시켜 현실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꿈을 통해 찾고, 그 단서를 종합해 아들의 납치한 범인을 찾는 이야기다.
소재는 기발했다. 누구나 꿈을 꾸고,
그 꿈을 통해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것을 이룬다. 상상만 했던 것이 꿈에서는 이뤄지기도
하며, 상상하지 못한 일까지도 현실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남의 꿈 속으로 들어가는 공유몽은 환상 그 자체다. 꿈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한국판 ‘인셉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루시드 드림’은 감정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루시드 드림’은 수백
억원대 제작비를 투입해 큰 그림을 보여주진 않지만 인간 보편적인 정서로 관객들과 소통한다. ‘루시드
드림=믿음’이라는 전제하에 아들을 찾는, 3년이 지났지만 살아 있다고 믿는 아버지의 마음을 투영 시켰으며, 색감과
톤을 통해 자각몽, 공유몽, 현실을 구분했다.
아쉬운 점은 스토리다. 부성애와 결합된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그럴듯 하지만, 조각난 꿈처럼 끊어지는 스토리는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자각몽과 공유몽의 친절한 사전 설명에 비해 인물들 사이의 인과관계는 불친절하게 던져 놓고 관객들의 상상과 판단에
맡긴다. 뿐만 아니라 펼쳐 놓은 모든 상황을 대사로 마무리하는 모습도 긴장감을 떨어트린다.
분명한 것은 ‘루시드 드림’은 ‘인셉션’과 전혀 다른 장르고,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인셉션’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겠지만, 새로운 소재와 고수가 펼치는 부성애 연기를 기대한다면 어느정도는 만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들을 찾는 대호 역은 고수가 연기했고, 대호를 돕는 형사 방섭 역은 설경구, 루시드 드림을 연구한 일인자 소현 역은 강혜정이, 디스맨은 박유천이 연기했다. 오는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