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랑'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사진|KBS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화랑'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박형식이 신국의 왕이 됐고, 박서준은 왕위를 포기하고 화랑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 고아라-박서준은 혼인을 약속하며 지루한 삼각관계를 끝냈다. 최종회에서 모든 스토리가 몰아쳤고, 이는 사이다가 아닌 혼란을 줬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화랑'(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 제작 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프로젝트) 최종회는 박형식-박서준의 왕권 다툼, 두 사람과 고아라의 러브라인, 박형식을 향한 김지수의 애틋한 모성의 결과를 한꺼번에 그렸다. 

이날 방송에서 삼맥종(박형식 분)은 선우(박서준 분)에게 "너와 함께 이 신국을 바꾸고 싶었다. 이 좁은 신국을 넘어 삼한 통일의 꿈을 꾸고 싶었다"고 했고, 선우는 "만약 내가 널 죽이려는 자들을 제거해준다면 신국을 바꿀 수 있겠냐"라고 대꾸했다. 선우는 박영실(김창완 분)을 제압한 후 "이제 이 왕좌는 너의 것이니, 네 모든 힘을 다해서 많은 걸 바꿔봐"라고 말했다. 삼맥종은 꼭 그 길을 가겠노라고 화답했다. 

삼맥종은 아로의 행복을 위해 그를 선우에게 보내주기로 했다. 삼맥종은 월성에 머무르고 있던 아로에 서신을 보내 "네 얼굴을 보면 욕심이 생길 것 같았다. 가라, 그 녀석을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말고 어서 가라"는 말을 남겼다. 그동안 아로를 향한 애틋한 외사랑을 보여준 삼맥종이, 이제 그를 포기하고 백성의 행복을 위해 힘쓰기로 한 것.

이에 아로는 선우에게 달려갔고, 마침내 둘은 재회했다. 선우는 "이젠 정말 혼자 안 둘게"라며 아로를 품에 안고 키스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혼인을 약속했다. 
 
지소태후(김지수 분)가 아들 삼맥종을 지키기 위해 섭정을 했고, 독이 든 차를 알면서도 마셔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삼맥종은 어머니의 안타까운 모정을 깨닫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삼맥종은 "제가 어머니를 미워했다고 생각하시느냐. 저를, 이 신국을 지켜주신 걸 알고 있다. 나 또한 나만의 방법으로 신국을 강하게 만들겠다"고 말해 지소를 감격하게 했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모든 이야기는 최종회에서 몰아치듯 마무리됐다. '화랑'은 당초 꽃미남 여섯 화랑의 이야기로 상큼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지부진한 전개로 시청들이 외면, 아쉬운 시청률을 보였다.

얼굴 없는 왕으로 살아온 삼맥종이 군주로 성장하는 스토리는 '화랑'의 중심 축이다. 삼맥종이 왕임을 밝히고 본격 행보에 나설지가 관전포인트였다. 하지만 단 2회를 남겨두고 삼맥종은 스스로 정체를 밝혔고, 마지막 순간에 와서야 선우와의 왕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했음이 드러났다. 

스토리의 또 다른 중심축인 러브라인도 탄탄하게 그려지지 못했다. 아로와 선우는 끊임없이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다. 마지막 순간 급히 사랑을 확인한 것처럼 그려졌다. 삼맥종과 지소태후도 역시 서로 깊게 오해하고 있음이 최종회에서 처음 밝혀졌다. 

'화랑'은 마지막까지 극에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생각했지만, 그 신중함은 독이 됐다. 많은 시청자들은 극의 중후반이 되기 전 이미 빠져나갔다. 그 전에 확실한 임팩트로 안방을 사로잡았어야 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로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화랑' 남긴 큰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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