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고인' 지성. 제공|SBS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2회 연장을 택한 ‘피고인’의 관건은 긴장감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다.

SBS 월화 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 제작진은 지난 21일 드라마 2회 연장 결정을 발표했다. 16부작으로 기획된 ‘피고인’을 2회 연장하고, 당초 내달 14일 종영에서 21일 종영을 확정한 것.

SBS는 연장 결정에 대해 “시청자의 요구가 쇄도하고, 16회 만으로는 스토리 완결이 불가하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2회 연장을 통해 보다 탄탄한 스토리로 시청자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는 ‘피고인’의 연장 소식은 반갑다. 주연 배우인 지성과 엄기준의 열연을 한 주 더 지켜볼 수 있기에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적극적이다. 하지만 2회 연장으로 ‘피고인’의 이야기 전개가 늘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긴다.

‘피고인’은 아내와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검사 박정우(지성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난 4개월의 기억을 잃은 박정우와 그런 그를 죽이고자 하는 차민호(엄기준 분)의 대립이 극의 긴장을 이루는 주요 요소다. 아직까지 쫄깃한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고구마’ 전개에 대한 목소리도 크다.

10회까지 방송에서 ‘피고인’의 주 배경은 교도소였다. 한정된 공간에 갇힌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려다 보니 매회 새로운 사건을 발생시키기란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회차에서는 전개의 속도감이 줄어들었다. 극 초반부도 전개가 빨랐던 것은 아니다. 60분 분량 대다수는 박정우의 잃어버린 기억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이었고, 오로지 마지막 엔딩에서 반전을 주는 방식을 보여줘왔다.

특히 악인 차민호를 향한 속시원한 복수가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구마’ 전개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정우는 자신의 살인 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교도소 탈출을 감행하거나, 차민호를 향한 복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으로 극적 재미를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차민호를 교도소에 들여보내 ‘피고인’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공간을 더욱 좁혔다. 어떤 재미를 줄 수 있는 사건 발생의 가능성이 더욱 작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10회 동안 지지부진한 전개 속도에 답답함을 토로한 시청자도 많았다.

이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은 오는 27일 방송되는 11회부터다. ‘피고인’ 10회에서는 박정우가 교도소를 탈출, 살아있는 자신의 딸을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정우를 죽이기 위해 교도소로 들어갔던 차민호 또한 자해라는 방법을 동원해 박정우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제한된 배경이 바뀐 것이다. 또 다른 사건의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 이를 잘 이끌어나간다면 지난 방송에서 보여줬던 느리고 답답한 전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피고인’이 2회 연장을 택한 가운데 월화극 1위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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