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화극 1위 '피고인'(위), 수목극 1위 '김과장'. 제공|SBS, KBS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지상파 3사가 ‘드라마 60분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또 잘 지켜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S 관계자는 22일 “지상파 3사가 미니 드라마 60분룰, 일일 드라마 30분룰 적용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무리한 시청률 경쟁을 피하고, 이를 통해 제작비 절감 등 드라마 제작 환경에 변화를 주기 위함이다.

현재 지상파 3사는 평일 미니시리즈와 주말 드라마의 경우 ‘67분룰’을 적용하고 있다. 작품의 러닝타임과 드라마에 붙는 광고 송출 시간까지 포함해 67분으로 제한을 두는 것이다. 여기서 7분이 줄어든 60분이 된다면 방송 분량이 큰 폭으로 축소되고 이는 전체 드라마 제작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최근 불황 속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광고 매출 압박을 받고 있고, 이에 따라 드라마나 예능 제작 현장에서 제작비 절감안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드라마 60분룰'이 지켜진다면 방송사로서는 제작비를 적지 않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협의가 가능할지, 또 침체된 드라마 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닝타임은 각 방송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다. 고정 시청층을 확보해 꾸준한 시청률을 보여주는 드라마 시간대의 경우, 작품에 붙는 광고의 단가가 달라진다. 만약 60분으로 제한을 둔다면 광고 개수도 줄어들게 되고 수익 또한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 등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지상파 3사 평일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게 됐다. 시청률 한 자릿수가 부지기수, 두 자릿수를 간신히 넘는 드라마가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왕왕 벌어지고 있는 것.

지난해 KBS는 상반기 ‘태양의 후예’, 하반기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다른 작품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MBC는 평일 미니시리즈 대부분이 10%를 넘지 못했고, SBS 경우 성적은 좋았으나 소위 ‘대박’을 친 작품은 몇 없었다. 더군다나 ‘한한령’ 등으로 중국 진출 또한 좌절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기대할 곳은 광고 수익 밖에 없다.

무리한 시청률 경쟁을 해서라도 광고를 따내고, 다양한 PPL을 도입해 제작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시간제한 규제는 지난 2009년부터 합의한 사항이지만 이마저도 눈치싸움으로 번졌다. 이런 가운데 60분룰 도입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잘 지켜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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