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 역을 맡은 준호. 제공|KBS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준호가 아이돌 그룹 2PM 멤버와 배우로서의 경계선을 확실하게 다졌다.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와 전혀 다른 역할을 맡은 준호는 일취월장한 연기력으로 호평 받고 있다.  

준호는 현재 방송 중인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 최윤석)에서 서율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서율은 1년 만에 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TQ그룹 재무이사로 발탁된 엘리트로, 극중 김성룡(남궁민 분)과 대립각을 세우는 캐릭터다.

지난 2008년 그룹 2PM으로 데뷔한 준호는 노래 잘하고 춤 잘추는, 딱 아이돌의 이미지였다. 2PM이 데뷔 때부터 많은 히트곡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었기에, 그에게 연기자 타이틀은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준호는 지난 2013년부터 영화 '감시자들' '협녀, 칼의 기억' 등에서 작은 역할을 맡으며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영화 '스물'과 tvN 드라마 '기억'을 통해 대중의 눈에 들었고,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준호는 '스물'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민하는 동우 역을 맡아 김우빈, 강하늘과 동갑내기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으며, 이유비와 귀여운 러브라인을 형성해 극에 활력을 줬다.

'기억'에서는 보다 무게감 있는 역할인 변호사 정진을 연기했다. 주인공 박태석(이성민 분)을 경멸하다 점점 이해하고 감싸주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리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또래인 윤소희와의 러브라인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에 설렘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준호는 그저 수많은 연기돌 중 한 명이었다. 연기를 잘한다 해도 "아이돌치고 괜찮다" 정도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준호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작품은 '김과장'이다. 그는 데뷔 후 처음 맡은 악역임에도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과 안정된 발성으로 인생캐릭터를 갈아치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리부를 해체 위기에 몰아넣는 서율의 비열한 모습은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하며, 악행을 저지를 때 보이는 악랄한 표정과 섬세한 얼굴 근육의 움직임은 극의 몰입도를 올렸다. 

주인공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인물임에도 짝사랑을 할 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묻어나오는 귀여움은 숨길 수 없다. 모두에게 까칠하게 대하면서도 윤하경(남상미 분) 앞에서는 수줍음 많은 남자로 변하는 모습은 여심을 자극했고 매회 나오는 먹방은 웃음까지 줬다. 이처럼 준호는 다양한 매력으로 서율을 완성해 대체불가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제는 이준호 아닌 누구도 서율 캐릭터를 맡았다고 상상할 수 없다.

준호는 서율 역으로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2PM 준호와 연기자 준호의 경계를 확실히 다져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커리어를 다지고 '김과장'으로 잠재력을 터트린 그가 어떤 작품에서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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