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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시즌 롯데 시절 임재철 ⓒ 롯데 자이언츠
[SPOTV NEWS=박현철 기자] "나는 운이 참 좋은 선수인 것 같다. 스타 플레이어가 아님에도 이렇게 오랫동안 야구를 할 수 있으니까“.

거리만 나서도 여러 인간군상을 접할 수 있듯 야구에서도 여러 유형의 선수를 볼 수 있다. 특히 찬란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 공헌을 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해도 열심히 기회를 노리며 준비하고 동료들의 기를 북돋워주는 선수들. 이들은 세상에서도 야구에서도 꼭 필요한 이들이다. 임재철(38, 롯데 자이언츠)은 바로 그런 유형의 선수들 중 한 명이다.

1999년 롯데서 데뷔한 뒤 삼성-한화-두산을 거쳐 올 시즌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던 임재철은 53경기 2할4푼2리(66타수 16안타) 3타점으로 제 실력을 떨치지 못했다. 경기 내적으로 우타 외야 유틸리티 요원이 되어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불운과 슬럼프, 출장 기회 감소가 연달아 겹치며 말 못할 마음고생이 심했던 임재철이다.

시즌 후 방출을 요청해 새 둥지를 찾게 된 임재철은 프로 3년차 시절 자신을 따뜻하게 배려해 준 이종운 신임감독의 부탁에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되었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자기관리와 인품, 그리고 여전히 뛰어난 외야 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수구초심으로 롯데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울 임재철에게 소감을 물어보았다.

“새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배려해 준 전 소속팀 LG, 그리고 양상문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특히 양 감독님께서 ‘내가 해줄 수 있는 배려는 너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것뿐이라 미안하다. 꼭 잘 되길 바란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의 은혜는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뒤이어 임재철은 “나는 뛰어난 활약을 펼친 스타 선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각광을 받지 못하는 후배 선수들이 내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 속 앞으로 팀 플레이어로서 호평을 받고 선수로서 장수하는 모습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겸손하게 자찬했다. 스스로를 낮췄으나 임재철은 아직도 국내에서 가장 좋은 외야 송구를 보여주는 선수이며 자기 관리의 표본으로 꼽힌다.

그의 데뷔 팀이자 2015시즌을 함께 할 롯데는 사실 2014년 내우외환 속 힘든 시즌을 보냈다. 프런트의 선수단 과잉 장악 논란으로 인해 지난 5월부터 떠들썩했고 코칭스태프 대거 이탈, 그리고 논란의 후폭풍으로 수뇌부가 잇달아 사퇴하며 2008~2012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호시절 기억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 더불어 좌완 에이스 장원준(두산), 계투 요원 김사율(kt) 등이 대거 이적하고 주전 중견수 전준우도 경찰청 입대하며 선수층도 갑자기 헐거워졌다. 벌써부터 야구 전문가들은 롯데를 하위권으로 제쳐두고 예상하고 있다.

“안 좋은 일들도 있고 해서 다들 롯데를 하위권으로 예상하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약체의 반란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이 야구라고 생각한다. 다윗이 예상을 뒤집고 골리앗을 이겼듯 말이다. 변수로 인한 오판 가능성이 가장 큰 야구인 만큼 다윗이 이기는 반전을 우리 롯데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다”.

야구에 대한 수식어 중 하나는 바로 멘탈 스포츠.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밖에서 보이지 않는 팀워크가 당장의 경기 승패, 그리고 한 시즌의 성적으로 이어지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아쉽게도 롯데는 이전까지 팀워크가 끈끈한 팀이라는 평은 받지 못했다. 임재철은 그 부분을 강조하며 동료들과 함께 아교처럼 끈끈하고 질긴 선수들 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아무리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좋은 팀이라도 팀워크가 모래알처럼 흐트러진다면 좋은 팀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나는 우리 팀에 대해 ‘모래알 같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싫을 것 같다. 상대에게 악착 같이 달려드는 끈질긴 롯데. 그리고 선수들과는 끈끈한 유대로 이어진 단단한 자이언츠. 그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동료들과 함께 다음 시즌 반전을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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