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체발광오피스'가 베일을 벗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자체발광오피스’가 베일을 벗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고달픈 이 시대 청춘들의 ‘웃픈’ 현실을 그려내며 유쾌하고 짠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선사했다.

지난 15일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오피스’(극본 정회현, 연출 정지인 박상훈)가 첫방송됐다. ‘자체발광오피스’는 시한부 삶에 충격 받고 180도 변신을 선언한 슈퍼 을의 사이다 오피스 입문 드라마로 지난해 상반기 MBC 드라마극본 공모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날 ‘자체발광오피스’에서는 7포 세대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표준 흙수저 은호원(고아성 분)이 99번째 취업 면접에 도전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또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진상 고객, 고용주의 ‘갑질’도 묵묵히 참아내는 현실을 그려내며 이 시대 청춘들의 모습을 대변했다.

은호원은 학점만 좋고, 각종 아르바이트 경험만 있는 은호원은 인턴 경험, 해외 연수를 다녀온 다른 ‘취준생’(취업준비생)에 밀려 주목 받지 못했다. 은호원은 면접관들이 자신에게 질문해주기를 기다렸다. 피도 눈물도 없는 ‘팩트 폭격기’ 면접관 서우진(하석진 분)은 은호원의 면접을 보던 중 “100번이나 떨어지면 병신 아냐”고 혼잣말을 했다. 은호원은 이를 듣고 분노했지만, 취업을 위해 모욕적인 말도 참았다.

은호원은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인내심’을 어필하기 위해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한쪽에서 벽을 보고 서 있겠다고 자원했다. 결국 은호원은 나이 지긋한 면접관으로부터 참을성을 인정받았고 “요새 보기 드문 지원자” “헝그리 정신이 있다” 등의 칭찬을 받았다. 은호원은 취업에 합격했다고 생각했고 행복해했다.

하지만 그 시각, 서우진은 직장 상사로부터 고위층 자제, 지인의 취업 청탁을 받았다. 서우진은 이에 독설을 날리며 거부했고, 회사를 그만뒀다. 은호원은 스펙 좋고 집안 좋은 금수저에게 밀려 또 한 번 실패를 맛보게 됐다.

은호원 뿐만 아니다. ‘공시생’ 도기택(이동휘 분)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자 친구 하지나(한선화 분)에게 차였다. 도기택은 하지나에게 매달렸지만, 끝내 거절당했다. 공무원 시험에 번번이 떨어진 도기택 역시 ‘취업’과 ‘사랑’에 실패했다. 강남 8학군 출신으로 주입식 교육의 실패자 장강호(이호원 분)도 실패를 거듭했다. 소심한 그는 “면접을 그 따위로 보니까 맨날 떨어지지”라는 어머니의 말에 상처 받았다.

고단한 삶에 지친 이들은 자살을 시도했고, 병원에 실려갔다. 세 사람은 의사들의 대화를 엿듣다가 시한부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비가 없던 이들은 몰래 탈출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세 사람은 한강 다리 위로 갔다. 은호원은 밤하늘을 향해 “누군 가난하고 싶어서 가난하냐. 취직하기 싫어서 안 했냐. 나한테 왜 이러냐”고 오열했다. 도기택 역시 “뭔 놈의 세상이 100대 1이야”라고 외쳤다. 장강호는 “엄마가 좋아서 한거다. 시키는 대로 다했는데 안 되는 걸 어쩌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각자 마지막 인사를 남겼고, 자실을 시도하려고 했다. 이때 방송국 카메라가 나타났고, 세 사람은 카메라를 피해 도망쳤다.

돈을 탈탈 털어 식당에 간 세 사람은 밥 한공기를 시켰다. 식당 주인은 이를 보고 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줬다. 이어 “사람들 저승사자 문 밖에 세워놓고 산다. 사는 게 별거 있냐. 든든하게 배 채우고 등 따뜻하면 최고다. 금방 한 새 밥이니까 맛있다”고 위로했다. 은호원, 도기택, 장강호는 아주머니의 말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세 사람의 모습은 이 시대 청춘들의 모습 그 자체였다. 취업조차 쉽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웃픈’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를 깨알 같은 CG와 배우들의 연기, OST 등으로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내며 시선을 강탈했다.

앞서 정지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슬프게 그리기보다 따뜻하게 그리고 싶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런 걸 떠나 이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싶었다. 세대 간의 소통 이야기도 있을 것”이라며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회가 도태되고 개인의 노력에도 안 되는 부분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체발광 오피스’ 제작진은 “회사를 배경으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다뤄 직장인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꽉 막힌 직장인들의 속을 뻥 뚫어줄 드라마로 많은 분들이 ‘자체발광 오피스’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웃픈’ 현실을 유쾌하고 짠하게 그려내며 첫방송부터 공감을 이끌어낸 ‘자체발광 오피스’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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