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배우 지우(20)는 별이 그 자체였다. 사랑스럽고 예뻤다.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지우는 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지우는 MBC 드라마 ‘세가지색 판타지-우주의 별이’(이하 ‘우주의 별이’)와 영화 ‘눈발’에서 각각 저승사자 별이와 예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우는 최근 스포티비스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양한 촬영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우주의 별이’ 김지현 감독은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고아라 아역으로 출연한 지우의 모습을 좋게 보고 오디션을 제안했다. 지우는 별이에 대해 “되게 밝고 에너지 있는 캐릭터였다.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올해 개봉한 ‘눈발’ 촬영을 마치고 정서적으로 어둠이 있었을 때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김지현 감독님이 밝은 별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저승사자를 연기하다는 것은 너무나 매력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어렵기도 했다. 지우는 “살아보지 않은 세계를 연기한다는 게 걱정되기도 했다”며 “장치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안경과 복장을 통해 저승사자를 완성했다. 각시와의 호흡도 있었고 연기하면서 즐거웠다. 판타지 세계에 온 느낌이었다. 별이가 별 가방도 메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감독님이 도움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우주의 별이’는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그렇기에 준비 시간이 넉넉했다. 지우는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자신이 맡은 별이가 되어갔다. 지우는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그룹 엑소 멤버 수호(본명 김준면)에 대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자신이 별이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는 것.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에너지를 발휘하는 분들이랑 호흡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어요. 수호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러웠죠. 촬영하면서도 배려를 많이 해줘서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나이 차도 있고, 저보다 촬영 경험도 훨씬 많으시잖아요. 제가 촬영이 익숙하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이 알려주고 조언해주셨어요.”

지우는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극중 별이가 저승에서 이승으로 넘어오는 신을 꼽았다. 병에서 꽃이 피어나오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장면의 연출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극중 별이는 노래를 잘하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실제 지우는 “엄청 못한다”고 했다. 지우는 “제가 음치에 박치다. 그래서 노래 부르는 신을 찍을 때 부끄러웠다”며 “피아노는 직접 연주했다. 음악 감독님이 치기 편하게 만들어주셔서 최대한 열심히 쳤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지우는 별이만큼 누군가의 열성적인 팬이었던 적은 없었다. 다만 지우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별이의 모습이 예뻐 보였다”며 “저도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은 있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모든 면이 좋아지지 않나. 그런 마음을 떠올리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듯 해요. 그때는 생각해보면 상처 받을까봐 두려웠던 것 같아요. 이기적인 마음이죠. 상처 받고 다치더라도 도전해야봐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별이를 만나 좋았어요. 마음이 예쁜 친구였죠. 별이를 연기하면서 부럽기도 했어요.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구나 싶기도 했고요. 많이 배우고 몰입해서 연기했어요.”

지우는 ‘우주의 별이’ 이전에 영화 ‘눈발’로 갓세븐 멤버 진영과 호흡을 맞췄다. “친구들이 ‘전생에 뭘 했냐’면서 무척 부러워했다”는 지우는 “진영 오빠가 편하게 배려해줬다. 사투리 연기가 힘들었는데, 진영 배우님이 진해 출신이라 도움을 많이 줬다. 현장에서 연기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냈고, 촬영 전 많은 것들을 준비해왔다. 관객들이 인물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감정 표현이나 연기 동작에 대한 것들을 말해주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눈발’의 예주는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혼자였던 예주에게 가해진 현실이 너무나 잔인했고 마음 아팠기 때문. 지우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많이 울었다. 정서적으로 힘든 역할이었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다. ‘눈발’은 제가 딱 스무 살에, 1월 1일 크랭크인을 했다. 그래서 더욱 선물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눈발’ 촬영은 지난해 1월 한 달 동안 빠르게 진행됐다. 지우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눈발’을 촬영할 때는 작품 전체를 이해하기보다 예주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급급했던 것 같다”면서도 “정말 마음이 아팠다. 예주가 맨 마지막에 버스정류에서 솜털을 집어넣는데 계속 나온다. 모든 희망이 무너진 후, 억눌러지지 않는 예주의 감정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원래는 캐릭터에서 잘 빠져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예주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예주는 아픈 캐릭터예요. 감독님도, 진영 배우님께서도 모두 처음이라 남달랐던 것 같아요. 예주를 연기하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예주를 만나서 감사했죠. 평소에 댓글도 잘 안 봐요. 물론 연기적으로 수용할만한 충고에 대해서는 지인들이 알려주기도 해요. 그런데 ‘눈발’을 하면서 관객들이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보면서 눈물이 났어요. 예주를 안아주고 싶다거나 예주를 응원하는 따뜻한 댓글을 보면서 감동받았어요. ‘눈발’은 열린 결말이에요. 저는 예주가 손을 잡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곳으로 가서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그런가하면 실제 성격은 ‘우주의 별이’ 속 별이와 비슷하다는 지우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푹 빠진다. 먹는 걸 좋아하는 것도 별이랑 닮았다”며 “운동도 좋아한다. ‘우주의 별이’에서 함께 연기한 윤진솔, 베스티 해령 언니와도 많이 친해져서 자주 만난다. 평소에는 언니들이랑 전시회도 가고 활동적이다. 사실 제가 연애 경험이 없다. 연애를 못하는 이유가 언니들이랑 자주 만나서다,하하. 언니들이 좋은 충고도 많이 해주고 큰 힘이 되어 준다”고 말했다.

지우는 가야금과 판소리를 오래 배웠다. 우연한 기회에 국악대회에 참가했고, 우승자 특전으로 연기학원 등록권을 받았다. 지우는 그렇게 연기에 발을 들였다. “이토록 집중해서 무언가를 한 적이 없다”는 지우는 “연기할 때 행복하다. 제가 좋아하는 길을 찾아서 좋다. 몰입해서 연기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지우는 “지난해에는 감사한 게 많다. ‘눈발’을 찍었고, ‘우주의 별이’를 찍었다.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작품을 하면서 바쁘게 움직이고 돌아다니니까 오히려 몰입이 됐다. 올해는 상처 받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많은 것들을 해보고 싶다”며 “행복한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우로서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