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에서 무명 화가 역을 연기한 배우 류현경. 제공|콘텐츠 판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화가라는 특정 분야의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지만, 모든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영화가 있다. 미술계, 예술가 등 어려울 것만 같은 수식어로 포장됐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이야기이다.

극중 무명 화가 지젤 역을 맡은 배우 류현경(34) 역시 평소 접해보지 못한 미술계 이야기, 화가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했을 때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고, 비단 현실과 이상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넓게 생각하면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에 참여하게 됐다.

이 업계의 이야기가 아닌, 살면서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부딪힐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도 공감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부분을 연기하면 재미 있을 것 같았다. 감독님이 워낙 준비를 많이 해 두셔서 믿고 갈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지젤은 자신의 신념을 굳게 믿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그림을 애써 설명하려 하지 않고, 포장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냥 그림 그 자체다. 또 돈보다는 예술성이었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 지젤 그 자체였다. 배우라는 직업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과 마주할 수 있다. 류현경은 어떨까.

나는 조금 다르다. 연기는 공동작업이다. 지젤처럼 자기 고집을 부리면 혼자 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공동 작업을 통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 재미있고, 그것이 배우 류현경의 신념이다. 지젤의 혼자만의 작업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 류현경은 연기는 공동작업이며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했다. 사진은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스틸. 제공|콘텐츠 판다

어쩌면 지젤은 자신만의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적으로 조금 강하게 표현되긴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을 고집한다. 자세히 들여보면, 자신의 허점을 가리기 위해, 자기 방어의 수단으로 더 날을 세우고, 까칠한 성격을 부각시켜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위협을 느끼면 가시를 세우는 고슴도치처럼 말이다.

지젤이 하는 말과 행동은 자신의 불안감을 숨기기 위한 수단이다. 자신은 예술가라고,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갖고 그런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결국 다를 것 없는 사람이다. 그런 것을 드러내 보이기 싫어서 계속 말을 하고, 상대를 가르치고 그러는 것이다.”

류현경은 감독으로 활동을 하기도 했고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젤 역을 위해서는 미술을 배워야 했다. 김경원 감독과 함께 한 화가의 작업실을 갔고, 그곳에서 동양화를 그리는 과정을 살펴봤다. 그 과정은 지젤의 성격과도 닮아 있었다.

원래 그림을 못 그린다. 감독님과 함께 그림 그리는 분 작업실에 갔다. 동양화를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게 진짜 예술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림을 그리는 순간 뿐만 아니라, 과정 자체가 쌓여 작품이 된다. 그 과정을 담는 자체, 그것을 배우는 것에 집중했다. 지젤도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중요시 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이런 과정은 배우가 한 캐릭터를 만나 그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과도 닮았다. 물감을 섞고 따뜻하게 데워서 꾸덕한 제형으로 만들고, 또 다시 물과 섞어 한지에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에야 진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캐릭터를 만들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동양화를 그리는 여러가지 작업을 봤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 수많은 작업과 내 고민, 그리고 노력을 한다. 표현해 내는 순간 이전에 고민을 한다. 그런 것들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배우의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지젤과 비슷한 점을 물었다. 지젤의 작업 방법, 동양화를 그리는 과정은 배우가 연기를 하는 과정과 닮아 있었고, 영화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 했다. 배우 류현경과 지젤이 닮은 부분도 물론 있었다.

▲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류현경은 극중 지젤과 다른 점이 더 많다고 했다. 제공|콘텐츠 판다

“사실 닮은 부분보다 다른 점이 많다. 나는 지젤처럼 딱딱한 사람은 아니다. 훨씬 부드럽고 유들한 사람이다. 비슷한 지점은, 지젤이 조금 더 심하긴 하지만, 내 것처럼 만들어서 재미있게 표현해 보고 싶고, 그런 부분이다.”

한편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는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로 탄생한 지젤(류현경)과 또 다른 아티스트 재범(박정민)의 놀라운 비밀을 다룬 영화다. 지난 9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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