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 팀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 팀 감독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잉글랜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5차전이 끝난 가운데 F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4승 1무를 기록하는 동안 8골을 넣었고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2위 슬로바키아(승점 4점)와 승점 차도 제법 난다. 순항하고 있다.

유럽 지역 예선의 성과로 잉글랜드가 변했다고 보긴 어렵다. 잉글랜드는 매번 지역 예선에는 스페인, 이탈리아처럼 경기하다 본선만 올라가면 그저 그런 팀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번엔 무엇인가 달라도 다르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찬사가 쏟아진다. 중심에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있다.

△'이름값'보다 '실력'으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 선발 원칙은 확고하다. '이름값'보다는 '실력'으로 평가한다. 3월 A매치를 앞두고 발표한 명단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잉글랜드 대표 팀 3월 A매치 소집 명단(부상 선수 제외)

GK:::프레이저 포스터(사우스햄튼), 조 하트(토리노), 톰 히튼(번리)

DF:::라이언 버틀란드(사우스햄튼), 나다니엘 클라인(리버풀), 벤 깁슨(미들즈브러), 마이클 킨(번리), 루크 쇼(맨유), 존 스톤스(맨시티), 카일 워커(토트넘)

MF:::델레 알리, 에릭 다이어(이하 토트넘) 로스 바클리(에버튼), 아담 랄라나(리버풀), 제시 린가드(맨유), 제이크 리버모어(웨스트 브로미치),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아스널), 네이선 레드먼드, 제임스 워드-프라우즈(이하 사우스햄튼), 라힘 스털링(맨시티)

FW:::저메인 데포(선덜랜드), 마커스 래쉬포드(맨유),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 4년 만에 대표 팀에 복귀한 저메인 데포(왼쪽).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그간 대표 팀에서 외면받던 선수를 대거 불러드렸다. 신예 킨을 대표 팀에 첫 소집 했고 리버모어를 2012년, 만 34세의 노장 데포를 2013년 11월 이후 첫 발탁 했다. 판단의 잣대는 단지 소속 팀에서 '꾸준한 출장'과 '실력'이다.

세 선수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킨은 독일과 평가전에 이어 리투아니아전에도 선발로 나서 뒷문을 단단히 했고 데포는 리투아니아와 경기에서 결승 골을 기록했다. 리버모어는 다이어와 함께 수준급 활약을 했다.

그간 잉글랜드 대표 팀 소집에는 잡음이 많았다. 실력보다 선수의 명성과 재능으로 뽑는 사례가 많았다. 로이 호지슨 감독이 유로 2016 최종 명단에서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이끈 대니 드링크워터를 제외하고 부상으로 시즌 내내 경기를 뛰지 못한 잭 윌셔를 발탁해 논란을 낳았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오로지 소속 팀에서 보여 준 실력으로 선발했다. 잉글랜드 대표 팀 주장이자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한 웨인 루니의 대표 팀 선발에 대해선 “최소한 주장이라면 경기에 나와야 한다. 그가 주장이라고 선발하는 건 오산이다”라며 자신의 선수 선발 신념을 밝히기도 했다.

△다양한 전술 시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대표 팀 감독 나이치곤 젊은 축에 속한다. 눈에 띄는 감독 커리어도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하위권 미들즈브러 감독과 잉글랜드 U-21(21세 이하) 대표 팀 감독 경력이 전부다. 하지만 그런 배경이 다양한 전술의 시도를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독일전이 대표적이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독일을 상대로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최근 EPL에 다시 스리백 바람이 불고 있지만, 생각만 하는 것과 시도하는 건 다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요하임 뢰브 독일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의 포메이션과 선수 기용 방식을 참고했다. 풀백 필립 람을 미드필더로 세워 중원의 영향력을 최대화하고자 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끈 프랑스 대표 팀 역시 파리 생제르맹(PSG)의 4-3-3을 참고했다.

▲ 잉글랜드 대표 팀 데뷔전을 치른 수비수 마이클 킨(왼쪽).

마찬가지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토트넘 핫스퍼의 스리백 전술(3-4-2-1 포메이션)을 참고해 전술 실험에 나섰다. 3-4-2-1로 나선 잉글랜드는 많이 뛰며 전방 압박을 했고 역습을 주요 공격 루트로 삼았다. 전반 랄라나가 슛이 골대를 맞고 알리의 1대 1 찬스가 무산되지 않았다면 루카스 포돌스키의 은퇴 경기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후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선수들 활약도 좋았고 우리가 배운 것에 만족한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번 경기는 이겼어야 했다”며 경기력에 만족감을 보였다.

‘임시’ 자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나선 첫 소집부터 사우스게이트는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잉글랜드 대표 팀에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영상] Goal's- 기분 좋은 '안방 승리' 잉글랜드 vs 리투아니아 ⓒ임창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