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민규 기자] 2013년 7월 23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뉴욕 메츠의 경기는 경기 막판까지 2-1 접전이었다. 9회말 2아웃 역전 주자가 나가 있는 상황에서 메츠의 저스틴 터너는 애틀랜타 크레익 킴브럴을 상대로 안타성 타구를 쳤다. 중견수 제이슨 헤이워드는 잡기 어려운 위치에 떨어지는 타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헤이워드는 결국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에 성공하며 애틀랜타의 승리를 지켜냈다.
종목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스포츠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하는 MIT 슬로안 스포츠 애널리틱스 컨퍼런스는 팀을 구한 헤이워드의 다이빙 캐치를 이렇게 분석했다.
‘터너의 타구는 시속 142㎞의 속도로 좌중간을 향해 날아갔다. 공은 4초 동안 허공을 날았고 약 25m 거리에서 수비했던 두 외야수 사이로 향했다. 헤이워드가 공을 잡은 요인은 두 가지다. 우선 그의 첫 움직임이 동료 리드 존슨보다 0.03초 빨리 이뤄졌다. 또한 그의 최고 속도가 존슨보다 시속 4.8㎞ 빨랐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에 도달하는 경로였다. 그는 약 97% 정도의 직선 경로로 이동했다.’
새로운 접근 방식이었다. 그런데 당시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러한 분석을 시도했고 이를 담당할 조직까지 만들어둔 상태였다. 이 조직은 바로 MLB.tv와 MLB at Bat를 담당하는 'MLB 어드밴스드미디어'이다. MLB AM이 개발한 새로운 분석 방식은 ‘스탯캐스트’로 명명되었으며 지난 22일 메이저리그에서 첫 선을 보였다.
MLB AM은 3D 볼 측정 레이더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트랙맨이 제공하는 '레이더 기술'과 카이런헤고가 제공하는 '옵티컬 카메라 기술'을 결합해 스탯캐스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스탯캐스트는 연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며 야구공을 포함해 필드 위의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적한다. 스탯캐스트는 야구장의 홈플레이트 뒤와 3루 베이스라인에 설치한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는 스탯캐스트를 시티 필드, 타겟 필드, 밀러 파크 세 개의 구장에만 설치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모든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스탯캐스트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스탯캐스트를 통해 얻게 되는 데이터는 무엇일까. 스탯캐스트는 투구판을 기준으로 투수의 릴리스포인트와 타자들의 체감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타자들의 타구 속도와 각도, 공이 날아가는 시간과 거리를 추적할 수 있으며 홈런의 비거리도 알 수 있다.
주자와 수비수의 움직임도 알아낼 수 있다. 주자의 리드 거리와 달리는 속도를 포함해 수비수의 반응 속도와 타구 낙하지점까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쫓아가는지 파악 할 수 있다. 또한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와 송구의 속도까지 알 수 있다. 그동안 평가하기 어려웠던 주루와 수비에서도 효율적인 평가 기준이 생긴 셈이다.
스탯캐스트는 리그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기술을 도입하는데 난색을 표하는 구단이 있다면 MLB AM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누락된 데이터가 생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전체적으로 이 기술을 도입해 모든 팀이 스탯캐스트를 사용하며 각 팀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를 응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구단의 몫이다.
MLB Network의 분석가인 톰 버두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미 스탯캐스트를 통해 선수를 평가함과 동시에 드래프트에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스탯캐스트가 메이저리그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버두치는 휴스턴의 콜린 맥휴를 예로 들었다. 지난 2013년 12월. 콜로라도에서 휴스턴으로 이적한 맥휴는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8연승을 달리고 있다. 휴스턴은 맥휴의 커브 회전 수를 파악하고 커브의 사용 빈도를 늘리라고 주문했고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스탯캐스트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한 경기당 7TB(테라바이트)를 넘는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계산하면 210TB에 해당하는 상당한 용량이다. 스탯캐스트가 큰 용량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초당 32프레임의 영상과 레이더가 측정하는 시간, 모든 플레이의 시간 등이 모두 카메라에 담기고 짤막한 영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MLB AM의 CEO인 밥 바우먼은 "스탯캐스트가 모든 상황에 쓰이지는 않을 것이며 중견수가 발을 이용해서 수비를 해낸 것과 같이 자세히 볼 필요가 있는 흥미로운 장면에만 쓰인다"고 밝혔다.
스탯캐스트를 활용하기 위해선 많은 양의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구축되어야 하며 전문적인 분석팀이 필요하다. 뉴욕 메츠의 야구 정보 운영 담당자인 T.J 바라는 "스탯캐스트는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새로운 개념이자 척도다.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팀은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탯캐스트가 공개되면서 메이저리그 팬들은 클래식 스탯과 세이버매트릭스 스탯을 넘어 주자와 수비수의 실력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스탯캐스트가 공개되기 전에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정확한 수치를 얻어내긴 어려웠다. 그러나 앞으로는 모든 플레이를 수치화해서 상황별로 정확한 설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탯캐스트의 개발이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영상] MLB 신기술 '스탯캐스트' ⓒSPOTV NEWS 박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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