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4일 잠실 삼성-LG전 기록지. 빨간 상자 안에 '우익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L9로 표기됐다.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하는 MLB.com은 문자 중계에서부터 타구 성질을 구체적으로 표기한다. 아래 사진에서 샌디에이고 헌터 렌프로와 라이언 쉼프, 다저스 앤드류 톨레스는 모두 '뜬공'으로 잡혔지만 그 표기 방식은 모두 달랐다. 팝업과 뜬공, 라인드라이브로 구분됐다. 

▲ MLB.com 문자 중계 캡처

MLB.com은 문자 중계가 1차 콘텐츠다. 구체적인 표현을 써도 된다. KBO 리그는 공식 기록원이 기록지에 입력한 내용을 토대로 문자 중계가 구현된다. 그래서 MLB.com만큼 구체적인 표현이 쓰일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외야에서 잡힌 공이 뜬공과 라인드라이브가 구분되고 있다.

4일 윤치원 기록원은 "이번 시범경기부터 외야 타구도 뜬공과 라인드라이브를 구분하고 있다. 외국 사례를 참고했고 기록원 전원이 모인 세미나에서 올 시즌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뜬공이라고 해도 타구 질이 다르고, 최근 외야로 나가는 라인드라이브가 늘어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수비 시프트의 증가 역시 공식 기록지에 반영이 되고 있다. '비고'란에 해당 타구가 잡힌 상황에 대한 설명이 들어간다. 예를 들면 '6회초 KIA 최형우 타구 LG 유격수 오지환 2루수 위치에서 수비'하는 식이다. 올해 처음은 아니고, 예전부터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 수비 시프트가 늘어나면서 더욱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여러 팀이 수비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사례가 누적된다면 비교 자료로 쓰일 수도 있다. 윤치원 기록원은 "기록지에 쓸 때는 6-3(유격수 어시스트, 1루수 풋아웃)이지만 사실 타구 방향은(기존의) 유격수 쪽이 아닌 경우가 있어서 고민을 했다. 지난해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고 얘기했다.

김제원 KBO 기록위원장은 "야구 경기를 분석하는 방법이 더욱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고, 앞으로 계속 그렇게 될 거로 생각한다. 공식 기록이라는 건조한 문서에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담아보려는 시도다. 이 기록을 가지고 2차 가공을 하게 될 테니 앞으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기록지 한글화와 시프트 표기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는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한글화), 2차 가공을 거쳐 좋은 자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시프트 표기). 사실 공식 기록지는 한계가 많다.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어도 흐름에 맞게 변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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