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스 오베츠킨 ⓒAP=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사무국의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불참 결정에도 알렉스 오베츠킨(32·워싱턴 캐피털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5일(이하 한국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베츠킨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누군가는 내게 (평창 동계 올림픽에) 가지 말라고 말하겠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간다"고 말했다. NHL 사무국은 4일 "평창 겨울철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문제는 공식적으로 종결됐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NHL 정규 시즌 득점왕 6회와 최우수선수(MVP) 3회 수상 등 굵직한 업적을 세운 러시아 국적의 오베츠킨은 리그 사무국 결정과 상관없이 무조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것은 내 조국과 관련한 문제다. 나는 모든 선수가 그곳(평창)에서 뛰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에서 뛴다는 것은 생애 최고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NHL 사무국은 평창 동계 올림픽 불참 결정을 내렸지만 선수가 개별적으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낼 경우 이를 허용할지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워싱턴 구단주 테드 레온시스는 지난 2월 "오베츠킨을 포함해 소속 팀 선수가 올림픽에 가길 원한다면 그 결정을 지원하겠다"면서 "이 때문에 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벌금을 받거나 징계를 받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시카고 블랙 호크혹스 만능 공격수 조너선 테이브스(29)는 리그 사무국이 올림픽을 볼모로 선수 노조와 협상을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테이브스는 "리그 사무국이 다음 노사 단체협약(CBA) 협상을 앞두고 뭔가를 얻어 내려는 수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는 정말 근시안적인 접근이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NHL은 강성 노조로 유명하다. 북미 4대 스포츠 가운데 노사 갈등으로 가장 많은 홍역을 치른 곳이 NHL이다. CBA 협상이 순탄하게 끝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현행 CBA는 2019년 만료된다. 진통을 겪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NHL 구단주들은 지난해 선수들의 평창 동계 올림픽 출전을 허가하는 대신 현행 CBA와 같은 조건으로 3년 연장을 제안했다.

선수 노조는 이를 즉각 거부했다. NHL 사무국이 일방적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것도 올림픽 참가 문제를 선수 노조와 협상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테이브스는 직장 폐쇄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되더라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문제로 충돌을 빚었던 적이 있다. 지금 우리는 똑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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