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 마드리드)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녹다운 스테이지 홈 무패 신화를 이어가고자 한다.

AT 마드리드와 레스터 시티(이하 레스터)는 13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데론에서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를 치른다.

공교롭게도 두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히 흡사하다. 화끈한 공격력으로 상대를 시종일관 밀어 붙이지도, 볼 점유율 확보에 주력하지도 않는다. 대신 발 빠른 역습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으로 상대를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특히 앙투앙 그리즈만의 AT 마드리드와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레즈의 레스터가 펼칠 빠른 역습은 두 팀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다.

전력 면에선 AT 마드리드가 확실히 한 수 위다. 여기에 시메오네 감독의 존재는 AT 마드리드를 더욱 든든하게 만든다. 2011년 12월부터 AT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시메오네 감독은 라리가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특히 2013-2014 시즌엔 18년 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AT 마드리드에 우승컵을 선사하면서 팀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시메오네 감독의 '선 수비 후 역습' 축구는 스페인을 넘어 유럽을 뒤흔들었다. 단단한 수비력과 강력한 역습을 갖춘 AT 마드리드는 유럽의 강호들을 여러 차례 침몰시켰고, 곧 유럽의 최정상 반열에 올라섰다. 그가 기록한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회(2013-2014, 2015-2016), UEFA 유로파리그 우승 1회(2011-2012), UEFA 슈퍼컵 우승 1회(2012)이 바로 그 증거다. 그리고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바로 시메오네 감독 부임 후 AT 마드리드가 지금까지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녹다운 스테이지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메오네 감독과 AT 마드리드의 녹다운 스테이지 홈 무패 행진은 2013-2014 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과 16강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디에고 코스타, 아르다 투란, 라울 가르시아의 활약으로 AC밀란을 꺾은 AT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와 첼시를 연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8강에 그쳤던 2014-2015 시즌도 홈 패배는 없었다. 지난 시즌엔 홈에서 각각 바르셀로나와 뮌헨을 상대로 그리즈만이 멀티 골, 전반 11분 사울이 환상적인 돌파 후 터진 득점으로 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 시메오네-AT 마드리드 녹다운 스테이지(홈 성적)

① 2013-2014 시즌

   3월 vs AC밀란, 4-1 승(16강)

   4월 vs 바르셀로나, 1-0 승(8강)

   5월 vs 첼시, 0-0 무(4강)

② 2014-2015 시즌

   3월 vs 바이엘 레버쿠젠, 1-0 승(16강)

   4월 vs 레알 마드리드, 0-0 무(8강)

③ 2015-2016 시즌

   2월 vs PSV 에인트호번, 0-0 무(16강)

   4월 vs 바르셀로나, 2-0 승(8강)

   4월 vs 바이에른 뮌헨, 1-0 승(4강)

④ 2016-2017 시즌

   3월 vs 바이엘 레버쿠젠, 0-0 무(16강)

::: 총 9전 5승 4무, 9득점 1실점

이번 시즌에도 AT 마드리드의 위력은 여전하다. 조별 예선에서 단 2골만 내주면서 5승 1패로 바이에른 뮌헨(4승 2패, D조 2위)을 제치고 D조 1위로 통과했다. 16강에선 레버쿠젠을 합계 4-2로 꺾고 손쉽게 8강에 합류했다. AT 마드리드의 8강 상대는 레스터로 다른 팀들에 비해 수월한 편이다. 물론 레스터가 16강에서 세비야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긴 했지만, 레스터가 1차전 세비야 원정에서 1-2로 패했다는 점은 AT 마드리드에 홈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홈 무패를 달리는 시메오네 감독의 AT 마드리드는 레스터와 펼칠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4강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영상] 시메오네, 비센테 칼데론의 위대한 지휘자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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