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장미관. 제공|젠스타즈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힘쎈여자 도봉순’의 촬영 현장 분위기는 두 가지로 나뉜다. 밝고 유쾌한, 그리고 어둡고 외로운 현장으로. 배우 장미관(28)의 현장은 후자였다.

장미관은 최근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JTBC 금토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괴력을 지닌 여자 도봉순(박보영 분)이 게임회사 CEO 안민혁(박형식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미관은 극 중 연쇄 납치범 김장현 역을 맡아 쫄깃한 긴장을 불어넣고 있다.

김장현은 극 중에 등장하는 ‘푸른 수염과 7인의 신부’라는 연극에서 착안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이다. 얼굴 전체를 감싸는 실리콘 마스크로 기괴한 분장을 한 뒤, 여성들을 납치해 가두고 자신의 신부로 맞이하기 위해 치장하는 등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악역 연기를 펼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을 납치해 가둬놓는 공간은 빛이 차단된 어두운 곳. ‘납치’라는 범죄 특성상 김장현의 활동 시간대는 늦은 밤. 이 때문에 장미관은 빛이 없는 어두운 공간에서 대부분 촬영을 했고, 대부분의 장면이 어둡고 살벌했다.

장미관은 “주로 촬영했던 시간대가 밤”이라며 “다른 배우들은 낮 시간에 촬영을 하고 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촬영을 하다 보니 불편하고 무겁더라. 극 후반부에 박보영, 박형식, 지수 등과 촬영을 하면서 알았는데 다들 밝은 상황에서 촬영하고 있더라”며 웃었다.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보다 쓸쓸했던 것은 혼자라는 것. 홀로 여성들을 납치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등의 연기를 펼쳤다. 납치한 여성들을 가두는 공간 안에서는 피해자들과 함께 연기를 했지만 문제가 있었다. 장미관은 “피해자 연기를 해준 배우들에게 쇠파이프를 들고 협박하는 장면을 촬영하다가 쉬는 시간에 친한 척 혹은 살갑게 다가가는 게 애매했다”며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웨딩드레스 입혀 놓고 가둬 놓은 게 모두 내 잘못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극 후반부로 갈수록 박보영, 박형식, 지수 등과 친해질 기회가 많았다. 김장현이 도봉순을 잡기 위해 자신의 세상 밖으로 나온 것. 그러면서 도봉순, 안민혁, 인국두(지수 분)와 마주하고 촬영할 기회가 자연스레 많아졌다. 

장미관은 “박보영과는 처음부터 붙는 신이 많았다”며 “대본 리딩 끝나고 나서부터 먼저 와서 인사를 해주시더라.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됐다. 신 붙을 때마다 많이 가르쳐 주시기도 했다. PD님의 디렉팅이 어려운 것들은 박보영이 걸러서 이야기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장미관은 특히 “박보영 애교 한번이면 현장이 굉장히 좋아진다”며 “박보영과는 항상 유쾌하고 좋았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어두운 것은 물론 유쾌한 촬영 현장, 두 가지 분위기를 동시에 느낀 장미관에게 잊지 못할 당황스러운 기억도 있다. 이는 장미관이 썼던 마스크 때문. 장미관은 “폐차장에 있는 지게차 때문에 외국에서 일하시는 분이 잠깐 와서 설명을 해준 일이 있었다”며 “그런데 제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잊었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을 도와주시는 거니까 다가가서 이야기를 하려 했다. 그런데 그분이 너무 놀라서 ‘노노노’라고 하시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장미관은 특히 “극 중 경심(박보미 분)을 납치하는 장면이 있었다”며 “경심을 뒷좌석에 태워서 차로 가는 장면이었다. 오케이 사인을 받은 뒤에는 유턴을 해서 촬영팀이 모여있는 아지트로 돌아가면 되는 거였다. 왔던 길로 되돌아갔는데 현장이 없어졌더라. 길을 잘못 들어간 거였다”고 가장 당황했던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이어 “당황한 우리는 길을 찾기 위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려 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상황을 까먹고 있었다. 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박보미는 납치 상황을 그리기 위해 피를 칠하고 포박을 당한 모양새였다”며 “정말 당황한 기억이 있다. 겨우겨우 아지트로 돌아갔는데 진짜로 납치를 하면 어떻게 하냐고 스태프들에게 엄청난 구박을 받았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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