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아빠는 딸'에서 40대 중년 가장을 연기한 배우 정소민.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정소민은 작고 여리다. 큰 눈과 작은 얼굴, 앳된 얼굴 등 아직 어린 소녀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정소민이 연기한 47세 중년 가장은 어떨까. 상상이 가진 않지만, 영화 아빠는 딸에서 볼 수 있다.

정소민과 윤제문이 출연한 영화 아빠는 딸은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바디 체인지를 소재로 서로의 몸으로 살면서 서로의 삶과 마음을 이해하는 일종의 소동극이자 가족 소통극이다.

정소민은 17세 딸 도연과 47세 아빠 상태를 동시에 연기한다. 아빠 바보였지만, 사춘기를 겪으며 아빠와는 말도 하지 않는 도연의 얼굴을 보여준 뒤, 맥주만 보면 입맛을 다시고 딸이 좋아하는 학교 선배가 못 마땅한 상태의 얼굴로 웃음을 유발한다.

현재 KBS2 주말드라마 아빠가 이상해에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소민을 만났다. 촬영을 한지 2년이나 지난 아빠의 딸의 기억을 더듬으며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 이하 정소민과 나눈 일문일답

Q. 영화는 어떻게 봤나.

2년이나 지나서 관객의 마음으로 본 것 같다. 최대한 웃음을 참으면서 봤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보면서 주변 분들이 웃어주니 힘이 되더라. 그 경험이 굉장히 경의로웠다. 처음 보는데 혼자 보는게 아니라 사람도 많고, 기자들과 함께 보는 기분이 색달랐던 것 같다.

▲ 영화 '아빠는 딸'에서 중년 가장을 연기하기 위해 윤제문의 행동을 많이 관찰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Q. 40대 중년을 연기했는데, 롤모델이 있었나.

당연히 윤제문 선배님이고, 조금 도움을 받은 분이 김상호 선배님이다. 따뜻한 선배님이다. 고민이 많고 해서 전화를 많이 했다. 욕을 찰지면서도 사랑스럽게 하시더라. 영화에 꼭 써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상태가 욕을 많이 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답답한 마음 일 때 친구에게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써먹었다.

Q. 아저씨 연기가 어렵진 않았나.

이 역할은 나보다 20년 가까이를 더 산 캐릭터이고, 내가 전혀 경험하지 못한 20년이다. 거기다가 남자다. 한 가정의 가장이고, 부인의 남편이고, 한 회사의 만년 과장이다. 내가 알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마냥 설레고 재미있어서 덜컥 하겠다고 했는데, 연기를 하 다보니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 차근차근 풀어 나가려고 노력을 했다.

Q. 무엇부터 시작했나.

처음 접한 것은 외형적인 부분이다. 걸음걸이 말투, 자세, 행동들을 중심으로 따라 했다. 거기서 또 한번 딜레마가 오더라. 몸만 따라해도 마음이 변하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더 채워야 할 부분이 있었다. 상태의 내적인 고민과 상황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흉내만 내는 것이었다.

Q. 이제 코믹 연기에 자신감이 좀 생겼나.

스물을 먼저 있고, ‘아빠는 딸을 찍었다. 그 다음이 마음의 소리였다. ‘스물은 코미디 장르이긴 하지만 내가 코믹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은 없었다. ‘아빠는 딸이 코믹 연기를 고민하기 시작한 작품이다.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장르다. 코미디는 관객에게 웃음을 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속상해 진다. 자칫 잘못하면 의미 없는 작품이 된다. 거기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미디를 잘 하는 분들처럼, 하지는 못하겠더라. 나에게는 그럴만한 능력이 없다. 내린 결론은 상황 자체가 재미 있고, 놓여진 처지가 재미 있게 짜여 있으니, 나는 최선을 다 해서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겁은 난다.

Q. 실제로 아빠에게 어떤 딸인가.

내가 도연이 나이일 때는 비슷했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반항적인 딸이다. 다른 지점이라고 하면, 아빠에게 소리 지르고 대들지는 못했다. 아버지가 엄하셨다. 출발점은 비슷했다. 도연이 역시 내가 나이가 들면서 아빠가 불편해지고 어려워지면서 싫어하게 된 것이다. 공감을 많이 했다

▲ 정소민은 친구들과 함께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Q. 아빠의 삶 중 궁금한 부분이 있나.

아빠는 친구들을 만나면 어떻게 지낼지 궁금하다. 나에게는 아빠이지만 누군가에는 친구지 않는가.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아들로서의 아빠)는 봤지만, 친구들과 있을 때는 궁금하다. 아빠도 친구들과 있을 때는 애처럼 그럴 것 같다.

Q. 어느덧 29살이 됐다. 서른이 눈앞에 왔는데 어떤가.

솔직히 지금은 기다려지는 부분도 있다. 서른 살이. 왠지 멋있어 보인다. 열 아홉에서 스물이 설렜다면, 서른은 잔잔한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잔잔한 무게가 있다. 되게 어른이 되는 것 같은데, 주변에서는 똑같다고 하더라. 다시 생각해보니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애같은 발상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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