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은 16일 '빅버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광주FC와 맞대결을 펼친다.
수원은 지난 12일 이스턴SC와 ACL G조 리그 4차전에서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자신감이 최대 성과다. 답답한 공격력에 고민이 많았던 수원이다.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한 고승범이 2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후반 교체 출전한 주포 조나탄이 2골을 터뜨리며 오랜만에 감각을 끌어올린 것도 고무적이다. 오랜만에 다득점 승리에 서정원 감독도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광주전은 수원이 공격 문제를 해결했는지 확인할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수원은 이스턴SC를 5-0으로 이겼지만 전반전 밀집 수비에 적잖이 고생을 했다. 선제골이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이 짜임새 있는 수비를 깰 수 있는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명가' 수원에 어울리는 성적을 거두려면 밀집 수비 해결법이 나와야 한다.
수원은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겪었다. 공격적인 스리백을 외쳤지만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역습에 고전했다. K리그에선 승리 없이 4무 1패를 거뒀다. 5경기에서 고작 5골을 넣었고 7골을 줬다. 지난해에 이어 또 '무 농사'가 풍년이었다.
서 감독은 지속적인 변화로 해법을 찾으려고 했다. 왼쪽 날개 염기훈을 중앙으로 옮기기도 했다. 왼쪽 윙백으로 점찍었던 김민우를 오른쪽 날개 공격수로 옮기기도 했다. 스리톱을 투톱으로 바꾸기도 했다. 중원 조합도 시험했다. '육육이' 다미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와 공격력을 강화하려고도 했다.
이스턴SC전 승리에서도 전술 변화를 시도했고 적중했다. 3-5-2 포메이션을 펼쳐 고승범이 오른쪽 수비로, 이용래가 왼쪽 수비로 갔다. 두 선수 모두 원래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김종우 홀로 수비를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고차원과 산토스가 앞에 서서 공격에 도움을 줬다. 투톱은 염기훈과 박기동이 나섰다.
이스턴SC가 G조에서 최약체긴 하지만 수비 조직에선 무시할 수 없다. 이스턴SC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전에서 무승부를 거두는 등 저력을 보였다. 전반 37분 고승범의 크로스를 염기훈이 머리로 받아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문을 열자 경기가 술술 풀렸다. 이스턴SC가 밀집 수비를 풀고 전진하기 시작하자 수비적으론 흔들리기 시작했다.
광주는 이스턴SC보다 강하다. 광주는 스타플레이어라고 할 선수가 없어 더욱 위협적인 '역설의 팀'이다. 조직력이 강하다. 짜임새 있는 수비력은 물론이고 패스를 중심으로 한 공격도 위협적이다. 조주영, 송승민, 김민혁 등 발끝이 살아있는 선수들이 공격을 이끈다. 조직력 속에 선수들이 번뜩이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효과는 더욱 크다.
답답한 경기력 속에 팬들의 불만도 쌓일대로 쌓였다. 지난 상주 상무전에선 홈팬들의 야유도 들었다. 수원이 K리그 클래식 마수걸이 승리를 거두면서 본격적 순위 다툼에 뛰어들 수 있을까. 5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명가'의 구겨진 자존심도 회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