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훈 PD. 제공|SBS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결승이 끝난 뒤 울컥한 마음은 있었어요. 그런데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울고 있으니까 (눈물이) 쏙 들어가더라고요.”(웃음)

박성훈 PD(46)가 지난 6년간 이끌었던 SBS ‘K팝스타’를 마무리했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K팝스타 시즌6-더 라스트 찬스’(이하 ‘K팝스타6’)는 ‘K팝스타’의 마지막 시즌이다. 마지막이니만큼 감회가 새로웠을 법도 한데, 박 PD는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매 시즌 마무리하는 느낌은 비슷했던 것 같다”며 “올해는 더 남달라야 하겠지만 아직 ‘정말로 끝났다’는 느낌은 못 받고 있다”고 밝혔다.

‘K팝스타’가 끝났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은 박 PD뿐만이 아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K팝스타’의 종영을 아쉬워하고 있다. 박 PD는 이에 대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아쉬워 해주시더라”며 “그래서 놀라기도 했고 감사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 번 했던 말을 뒤집을 수는 없잖나”라며 “다만 언젠가, 정말 하고 싶어서 마음이 끓어오르는 순간이 온다면 모두가 의기투합해서 할 수도 있겠다 싶다. 가능성을 아예 닫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1년 12월 ‘K팝스타1’ 을 시작, 2017년 4월 9일 ‘K팝스타6’을 끝내는 6년 동안 박 PD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박 PD는 “시즌1 때는 어려 보였는데 지금은 많이 늙었더라”고 가장 큰 변화를 꼽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답했다.

“PD인 저뿐만 아니라 제작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해보지 않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장르여서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방송 나가는 것만 잘되면 되는 게 아니라 과정이 훨씬 중요한 프로그램이에요. 방송을 위해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모두 재미삼아 왔던 건 아니거든요. 그런 것 하나하나 신경 쓰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게 신경 써야 했어요. PD로서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배우고 깨달았죠.”

지난 6년이 배움의 시간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과의 비교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박 PD는 “매 시즌을 진행하면서 전작과 싸운다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즌1에서 박지민과 이하이, 백아연 등의 스타를 배출했으면 다음 시즌에서는 이들을 넘어서는 스타를 발굴해내야 한다는 것.

박 PD는 “참가자들도 이전 시즌의 수많은 사람들과 싸워야 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도 내용적, 포맷적으로 이전의 것들을 이겨내야 한다”며 “동시간대 경쟁작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전 시즌과 싸우면서 또 그 다음을 보여줘야 하니까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시즌은 더 힘들었다. 연습생 참가자들을 받다보니 기존과 달라진 룰을 적용해 라운드를 이끌어 가는 게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탓이다.

힘겹게 전작과 싸워야 했던 이유는 “사람들의 귀와 눈은 더 강한 것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PD는 “자작곡을 쓰는 이진아가 나왔으면 다음에 등장할 싱어송라이터는 더 잘해야 한다”며 “우선 심사위원이 놀랄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가 있다. 제작진은 예선을 거치고 본선 참가자를 꾸려서 심사위원 앞에 내놓는다. 그럴 때마다 숙제검사를 받는 기분이 들더라. 무대에 세웠을 때 심사위원의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면서 또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초조해지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사위원을 감동시키는 것은 시청자를 감동시키는 것도 같다”며 “그래서 심리전을 하기도 했다. 곡의 순서를 바꿔 텐션을 늦추지 않도록 하는 등 많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보이프렌드(박현진, 김종섭)는 모두를 놀라게 한 'K팝스타' 최연소 우승자다. 제공|SBS

박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미래에 대해서도 밝혔다. ‘K팝스타’는 유일하게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살아남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한때 오디션 프로그램이 붐을 이룬 적 있으나 지금은 대부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최근까지 방송됐던 Mnet ‘슈퍼스타K’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종영했다. 

박 PD는 “오디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모든 예능, 대중문화 장르가 ‘자연스럽게 가는 것만 살아남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K팝스타’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잘된 이유는 다른 오디션보다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라며 “인위적인 룰이 아니라, 정말로 이 사람이 감동을 줬나 안줬나에 집중하는 자연스러움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PD는 이어 “앞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될 수 있다면, 경쟁보다 음악에 더 집중하는 방향일 것 같다”며 “긍정적인 눈으로 감상하는 오디션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박 PD의 다음 작품은 오디션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있을까. 박 PD는 “사실 하고 싶기도, 하기 싫기도 하다”며 “솔직한 마음으로는 결국 내 손으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만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피할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만약에 또 (오디션 프로그램을) 해야 한다는 상황이 주어진다면, 시청자 요구가 있고 심사위원이 의기투합한다면 결국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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