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클럽들이 일전을 벌인다. 하지만 서로의 목표는 크게 다르다. 한 팀은 리그 우승, 다른 한 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는 17일(이하 한국 시간) 자정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를 치른다.

맨유는 15승 12무 3패(승점 57점)로 4위 맨체스터 시티(19승 7무 6패, 승점 64점)에 7점 뒤진 6위에 올라있다. 맨유 원정에 나서는 첼시는 24승 3무 4패(승점 75점)로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번 시즌 두 팀은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EPL 9라운드에선 첼시가 4-0 대승을 거뒀다. 올해 3월에 치른 2016-2017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도 첼시가 맨유에 1-0으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맨유가 첼시에 마지막으로 승리한 날은 지금으로부터 약 4년 6개월 전인 2012년 10월 29일이다.

'2일 휴식+저조한 홈 승률' 맨유, 돌파구를 찾아라

승리를 기대했던 안더레흐트와 경기에서 또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막바지에 실점하면서 승리를 날렸다. 최근 맨유가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패배를 모르는 팀으로 탈바꿈하긴 했다. 하지만 패배만큼이나 승리할 줄 모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맨유가 가진 휴식은 겨우 이틀이다. 비교적 가까운 벨기에 원정을 다녀왔기에 이동 거리가 길진 않았다. 하지만 주중에 휴식을 취한 첼시에 비해 맨유가 체력에서 열세에 있는 건 사실이다. 여기에 안더레흐트전 무승부에 그치면서 정신적인 피로까지 떠안았다. 날이 갈수록 맨유를 겨냥한 영국 언론들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시즌 초 목표였던 우승은커녕 이젠 UCL 진출조차 불투명하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면 더 힘이 나야 하는데 맨유는 정반대다. 맨유는 이번 시즌 16번의 홈경기를 치러 6승 9무 1패를 기록, 승률이 겨우 37.5%다. 강팀으로 분류되는 팀을 상대로 홈에서 거둔 최근의 승리는 지난해 12월 토트넘을 1-0으로 꺾은 경기로, 무려 4개월 전이다. 그 뒤론 리버풀에 1-1 무승부를 거뒀을 뿐이다.

맨유가 기대고 있는 선수는 이번에도 이브라히모비치다. 맨유는 후안 마타가 빠지니 이브라히모비치가 공격을 이끌고, 직접 해결해주지 않는 한 승리하기 어려워졌다. 그를 받쳐줘야 할 폴 포그바는 조금씩 경기 감각을 찾아가고 있으나 완전한 수준이 아니다. 미키타리안은 안더레흐트와 경기에서 골을 뽑긴 했지만 리그에선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 사실상 첼시에 맞서 이브라히모비치의 고독한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2위와 4점차' 첼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첼시가 손쉽게 우승을 거두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2위 토트넘(21승 8무 3패, 승점 71점)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7연승을 달리고 있고, 컵 대회를 포함한 최근 10경기에선 1번의 무승부를 빼곤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다(9승 1무). 한때 10점까지 벌려놨던 승점 차는 첼시가 1일 크리스탈 팰리스(이하 팰리스)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4점으로 좁혀졌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토트넘 때문에 당장 우승을 낙관하긴 부담스럽다.

다행히 첼시는 부상을 입은 선수 없이 최상의 전력으로 맨유와 경기를 준비한다. 이번 시즌엔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않아 주전들의 체력 문제도 없다. 여기에 맨유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기에 자신감이 충분하다. 팀의 핵심 에당 아자르는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5경기 째 침묵 중인 디에고 코스타도 경기력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첼시는 아자르를 앞세워 이번 시즌 맨유전 전승에 도전한다. 아자르는 4월에 치른 3경기에서 3골과 1개의 도움으로 경기당 1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고 있다.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진을 농락하고,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의 빈틈을 파고든다. 9일 본머스와 EPL 32라운드에서 터뜨린 결승 골은 왜 아자르가 EPL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아자르가 막혀도 첼시는 믿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캉테는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고, 마르코스 알론소는 예리한 킥 능력으로 공격진을 든든히 지원한다. 투박하지만 폭발적인 주력을 지닌 빅터 모제스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팰리스의 짜임새 있는 조직력과 역습에 무너진 점은 첼시가 반드시 보완해야할 부분이다.

[영상] 프리뷰(일)- 선두를 달리고 있는 첼시,그들의 야성을 무너뜨릴 맨유!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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