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남상미. 제공|제이알이엔티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배우 남상미(33)는 2003년 MBC '러브레터'로 데뷔한 이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다. 1년에 한 두 작품씩 꾸준히 해왔지만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겪으며 처음으로 2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매사 긍정적인 남상미이지만 쉬는 동안에는 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했다. 결혼 후 첫 작품으로 고심 끝 선택한 KBS2 '김과장'은 수목극 1위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남상미는 '김과장'이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팀워크로 꼽았다. 그는 "성격이 모나거나 예민한 배우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들 사람 냄새 나는 분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작품의 아름다운 메시지를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팀워크가 좋으면 현장의 향기가 다르다. 싫어하는 사람과 호흡을 맞추면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안 좋은 냄새가 난다. 숨길 수가 없다. 연기력을 뛰어넘는 힘이 바로 팀워크다. 나는 현장의 모든 배우와 친해졌다. 끝나고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면서 지낼 것 같다. 사람이 좋아서 더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남상미는 배우들 개개인의 장점을 늘어놓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의 입을 통해 모두의 매력과 행동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특히 추남호 부장을 연기한 김원해를 '촬영장의 아빠'라고 부르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김원해 선배님은 어디서든 없어선 안 될 쌀알 같은 존재다. 후배들을 다 챙겨주시고 아이디어도 제일 많이 제공하셨다.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다. 다들 아빠라고 생각하고 믿고 따랐다. 김원해 선배님이 아니면 누가 그 역할을 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연 남궁민에 대해서는 '연기의 신'이라며 극찬했다. 그는 "자신과 캐릭터를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나 싶었다. 실제로는 부드럽고 지적인 분인데, 말도 많고 장난기 심한 김성룡에 완벽 빙의해서 깜짝 놀랐다. 캐릭터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모습도 존경스러웠다"고 밝혔다.

남상미가 '김과장'에서 맡았던 역할은 TQ그룹 경리부 에이스 대리 윤하경이다. 단아하고 명석하며, 정의감을 가지고 김성룡 옆을 지키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작품 내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 했지만 대부분의 캐릭터들과 부드럽게 융화되며 작품에 스며들었다. 

"중역은 아니었지만, '김과장'이라는 좋은 작품 속 하경이 나라서 감사했다. 감독님은 나에게 흰 쌀밥같은 존재라고 하셨다. 수많은 반찬들 가운데, 필수적인 존재라는 의미다. 다양한 인물들과 어우러지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형성했다는 점에 만족했다"

▲ 남상미는 KBS2 '김과장' 흥행 비결을 팀워크로 꼽았다. 제공|제이알이엔티
사실 '김과장'의 초반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이영애 주연의 경쟁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기 때문. 하지만 5회만에 지상파 수목극 시청률 왕좌를 차지하며 흥행했다. 남상미는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신 작품은 아니었지만, 나는 잘 될 줄 알았다. 작품의 메시지가 좋았고 감독님이 이를 잘 표현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방영 전에 감독님에게 '작품 진정성이 있어서 잘 될 수밖에 없겠다"고도 했다. 그만큼 흥행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배우 라인업이 완성된 후에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다들 믿고 보는 배우들이라 '김과장'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남상미는 2004년 데뷔해 각각 10개 이상의 드라마, 영화에 출연했지만 악역 경험은 전무하다. 남상미는 "선한 이미지 탓에 악역이 안 들어왔던 것 같다. 데뷔 때부터 꼭 해보고 싶다고 말해 왔는데 기회가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 즉 성악설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영화 '불신지옥'(2009) 속 희진 캐릭터도 원래 담배 피우고 욕도 하는 반항아적 캐릭터였다. 하지만 내가 캐스팅되고 한 달 만에 시나리오가 바뀌었다. 감독님께 이유를 여쭤봤는데, 투자자 쪽에서 '착한 캐릭터로 가자'고 하셨다고 했다. 배우 남상미에 대한 고정적인 인식이 있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 그러한 인식을 내 노력으로 변화시켜서 악역을 꼭 해보고 싶다. '남상미한테 저런 면도 있었어?'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데뷔 14년차. 남상미는 아직 배우로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 남상미는 "인간적이고 변함없는 배우가 되고 싶다. 초심과 진정성은 내가 배우인 순간에도, 인간 남상미인 순간에도 공기처럼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 나를 작품으로 보는 대중이 '저 사람 참 그대로다'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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