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는 지난달 종영한 KBS2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에서 서율 역을 맡아 남궁민, 남상미, 김원해, 박영규, 서정연 등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서율은 ‘김과장’ 내에서도 중요한 인물이었다. ‘김과장’은 김성룡(남궁민 분)이 TQ그룹에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서율은 극 초반 김성룡을 견제하는 악역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서율의 캐릭터를 살리는 것은 ‘반말’이었다. 검사 출신인 서율은 TQ그룹에 재무이사로 입사했다. 자신감도 넘치고 자존감도 높다. 아랫사람을 부릴 줄도 알았다. 연장자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그래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부하직원이면 반말로 막대했다. 문제는 이준호가 막대해야 했던 사람들이 그보다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던 선배 연기자들이라는 것.
이준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나가라고 소리를 치고 새우깡을 던지는 모습이 ‘미친놈’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 자신이 분명 선배들에게 죄송하다는 마음을 느낄게 분명했다. 그런데 이 죄송스러운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면 ‘서율’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수가 없잖나. 그러면 내가 연기 못하는 것도 들통이 날 테였다. 그래서 마음을 계속해서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이준호는 또 “박영규 선배에게도 최근 촬영이 끝날 때쯤에야 말씀드린 게 있다”며 “박 회장(박영규 분)이든 누구든, 어쨌든 나보다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고생했다고 하시더라. 박영규 선배가 ‘마음을 다잡는게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밝혔다.
안하무인 서율을 연기하다 보니 들어오던 CF도 다 날아갔다. 이준호는 “‘김과장’이 인기를 얻으면서 CF도 꽤 많이 들어왔다”며 “그런데 조민영(서정연 분)을 겁박하는 신에서 다 날아갔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이어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쉽긴 했지만, CF가 다 날아갈 정도로 괜찮았나 보다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