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풀리네." 조나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유현태 기자] 광주 선수들에겐 환호가, 수원 선수들에겐 야유가 쏟아졌다. 수원 축구 성지라는 '빅버드'에서 벌어진 일이다. 무엇이 팬들을 화나게 한 것일까.

수원 삼성은 16일 '빅버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6라운드 광주FC와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서정원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압박감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반복적인 지적을 받으니 위축된다"고 말했다. 압박감이 경기력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수원은 이스턴SC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리그 경기를 5-0으로 크게 이겼다. 오랜만에 거둔 다득점 승리에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서 감독은 광주전 전 취재진과 만나 이스턴SC전이 "오랜만에 골도 많이 넣고, 움츠러들었던 것을 털 기회였다"고 말했다. 다득점 경기로 신바람을 냈으니 그 기세를 광주전까지 잇겠다는 의지였다. 수원은 이스턴SC를 크게 이기고 '보약'을 먹는 것 같았다.

보약이 아니었다. 잠깐의 고통과 고민을 잊게 한 진통제였다. 이스턴SC전은 선제골이 만든 대승이었다. 선제골 전까진 이스턴SC 밀집 수비에 고생했다.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있는가가 광주전의 핵심이었다. 수원은 답답한 공격을 반복했다.

광주는 K리그에서도 가장 뛰어난 압박 능력을 갖춘 팀이다. 수비 조직도 간격을 강조하면서 매우 치밀하게 짠다. 광주 수비를 뚫으려면 개인 능력보단 팀 플레이가 필요했다.

염기훈의 왼발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조나탄도 계속 수비를 괴롭히기 위해 움직였다. 김민우는 후반전 연이은 드리블로 공격에 활로를 열었다. 후반 교체로 투입된 박기동도 투지 있게 움직였다. 수원 선수들의 몸은 결코 무겁지 않았다.

그런데도 경기력은 답답했다. 선수 개인 기량의 문제보단 조직 문제였다. 드리블로 수비를 제치고 나와도 패스를 연결할 선수가 없었다. 시간을 끌다가 다시 공을 뒤로 잡아놨다. 광주는 수비 재정비 시간을 얻었다. 반대로 수원은 다시 공격 작업을 해야 했다.

수원은 페널티박스 근처만 가면 서로 다른 그림을 그렸다. 약속된 플레이는 없었다. 어이없이 움직임과 패스가 어긋난 뒤 서로 답답하다는 표현을 했다. 지난 겨울 동안 다져야 했던 조직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원 공격에 개인은 있었지만 팀은 없었다.

▲ 경기 뒤 수원 선수들에게 냉랭했던 '빅버드'의 N석.

밀집 수비 돌파라는 과제는 여전히 넘지 못했다. 수원이 기록한 슈팅은 전후반 합쳐 9개였다. 유효 슈팅은 각각 1개씩 모두 2개였다. 광주 역시 슈팅 10개에 유효 슈팅 2개를 기록했지만, 광주는 일단 막고 반격하려 했다. 일단 막았으니 절반의 성공이다. 반대로 수원은 시작 전부터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려했지만 힘이 닿지 않았던 것이다. 원정 팀 광주의 부진은 자타공인 '명가'라는 수원의 부진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다. 

광주전 뒤에도 북쪽 관중석 일부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감독 퇴진의 목소리도 있었다. 팬들은 답답하고, 선수들도 속상하고, 코칭스태프도 마음 아픈 경기력이었다. 서정원 감독은 "이 상황까지 몰고와서 안타깝다. 가장 큰 잘못은 내게 있다"며 자신을 탓했다.

수원의 '출구 없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총체적 난국 속에 10위까지 떨어졌고,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승리 신고를 못한 팀으로 남았다. 수원은 답답한 경기력에 숨구멍을 열어줄 반전의 기회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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