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안관'에서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대호 역을 맡은 배우 이성민.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내 직장 상사였으면 좋겠고, 우리 아버지 같은 편안함을 주는 배우 이성민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시작부터 아재를 외치는, 아재미 가득한 영화 보안관으로 돌아왔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지만, 현실적인 것보다는 과장됐다. 편안함 보다는 과한 설정과 힘이 들어간 캐릭터로 부산 기장을 주름 잡는 보안관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보안관을 자처하는, 최대호라는 실명보다 최반장이라고 불리는 일이 더 많은 그런 인물이다.

구수한 매력이 가득한 이성민을 만났다. 선한 눈매와 미소가 주변인을 편안하게 만든다. 어쩌면 과해 보일 수 있는 최대호를 보다 편안하게 만든 것도 이런 이성민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이 더해진 덕분 일 것이다.

◆ 이하 이성민과 나눈 일문일답.

Q. 영화는 어떻게 봤나.

잘 봤다. 생각보다 품위 있는 영화가 나왔더라. 촬영 할 때는 까불면서 많이 놀았다. 그런 것에 비해 고급스럽게 잘 나온 것 같다. 마치 부산 기장에서 된장을 베이스로 한 프랑스 요리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자화자찬 같지만 정말 그런 느낌을 받았다. 유럽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이 있다.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고 찍은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잘 봤다.

▲ 이성민은 영화 '보안관'이 된장을 베이스로 한 프랑스 요리 같다는 표현을 썼다.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Q. 된장을 베이스로 한 프랑스 요리 같은 느낌이 시나리오에서도 느껴지던가.

아니다. 시나리오를 보고는 느낄 수 없었다. 완성된 작품을 보니 그렇더라. 걱정된 부분은 너무 과하게 하지 않았나였는데, 완성본을 보니 생각만큼 그렇진 않았다.

Q. 영화 속에 영웅본색오마주가 많이 나오는데, 인간 이성민에게 영웅본색은 어떤 의미인가.

사춘기 시절이었고, 부모님보다 친구가 중요할 때였다. 지금 우리 아이들도 그럴 시기다. ‘영웅본색에 대한 오마주가 담겨 있긴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중년 아저씨들이 가진, 젊은 시절의 로망의 상징이 아닐까 싶다. ‘영웅본색을 보면서 아직 죽지 않았음을, 심장이 뛰고 있음을 느끼는 그런 것들 말이다.

Q. 아재들의 영화다. 연기 하기 편했을 것 같다.

건강하고 밝은 분위기의 영화다. 현장도 그런 분위기를 따라간다. 수다 떨다 들어가도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덕분에 현장 외로 쉴 때나, 촬영이 없을 때도 늘 즐거웠다. 즐겁게 하니 촬영이 힘든지 잘 모르겠더라.

Q. 극중 대호가 비주류라서 끌렸다는 이야기를 했다.

제도권 안에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라서 좋았다. 그들이 역사를 바꿔 나가고, 그들이 큰 일을 해결해 가는 그림이 매력적이었다. 대호가 계속 형사였다면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보안관이라는 영화에서 대호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Q. 대호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그런 애정은 과거 실수에 대한 트라우마라고 생각했다. 후배 형사가 죽은 후 트라우마 같다. 그런 트라우마가 강력한 집착을 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에서는 편집이 돼 나오지 않지만, 죽은 후배 가족을 정기적으로 챙기는 모습도 있었다.

Q. 대호를 중심으로 동네 남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본 적이 있나.

잇다. 스태프들과 낚시를 하다가 라면을 먹는데 옆에 나이든 아저씨들이 있더라. 마을 대소사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 모습 같았다. 바람 잡는 사람, 기가 강한 사람도 있었다. 정확하게 어떤 내용을 논의 하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동네에 그런 분들이 계시더라. 원탁에서 라면을 먹다가 우리끼리 키득거리며 웃었다.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따뜻한 이웃의 모습이다.

Q. 술을 못 마시는데, 언제나 리얼한 음주신을 소화한다.

다들 리얼하다고 하더라. 그 질문을 자주 받아서 생각해보니, 술 취한 사람을 본 세월이 30년이 넘었다. 그런 모습이 나에게 각인된 것 같다. 술을 마시면 나만 멀쩡하다. 예전에는 뒷정리까지 했는데, 나이가 드니 이제 그렇게 까지는 못하겠더라.

▲ 영화 '보안관'이 시리즈로 갔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낸 이성민.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Q. 아재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인, 장르적인 확장의 느낌이 들었다.

우리도 처음에는 히어로 물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시작했다. 대호가 아이언맨 처럼 수트를 집지는 않았지만, 그런 인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골 아저씨들처럼 입혀 놔서 그렇지, 까만 수트를 입고 총만 들면 그림이 된다. 로컬 수사극이라고 하는데, 한국적인, 서민 히어로 물이라고 생각한다.

Q. 시리즈의 가능성도 있겠다.

조금만 잘 되면 시리즈로 가는 그림을 만들었다. 조진웅까지 들어오면 7인이다. 그런 그림이 나온다. 그래서 이번 작품이 잘 돼야 한다. 배경이 러시아나 미국으로 갈 수도 있다. 아재들의 어드벤처, 모험 활극이 될수 있는 소재다. 촬영 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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