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안관' 스틸.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포스터부터 예고편까지 시작부터 아재를 외치는 작품이 있다. 아재미가 가득하고, 아재의, 아재에 의한, 아재를 위한 그런 작품이다. 바로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이다.

주인공도 이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부산 기장을 지키는 보안관 아재 이성민과 그를 따르는 처남 아재 김성균, 갑자기 기장으로 흘러 들어온 세련된 아재 조진웅까지 다양한 아재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아재 감성을 숨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성냥개비를 물고 등장하는 대호(이성민)나 그들 주변에 모여 있는 기장 동네 주민들의 구도는 어린 시절 동네에서 자주 봤던 그런 모습이고, ‘영웅본색을 떠올리게 한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기장에서 만큼은 어벤져스 부럽지 않은 대호는 최대호라는 본명보다 최반장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전직은 경찰로 퇴직 후에도 여전히 주민들의 민원을 들어주고, 보다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돕는다. 기장의 행복과 평화가 곧 대호의 행복과 평화인 셈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비치 타운 설립을 목적으로 서울에서 온 성공한 사업가 종진이다. 기장 출신이 아닌 서울에서 온이라는 타이틀부터 대호는 적대감을 느끼지만, 종진은 대호를 생명의 은인이라 부르며 따른다. 이 모습은 대호 뿐만 아니라 대호 주변의 지인들에게 더욱 큰 불편함을 준다.

▲ 영화 '보안관' 스틸.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을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더욱 깊은 감성을 담고 있다. 탈모를 걱정하고, 집에서 목소리가 줄어든, 힘 없는 중년 가장이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은 묘한 쾌감을 준다. 허술하고 실수 투성이지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대호가 의심스러운 사업가 종진에 대한 수사를 해 나가는 과정 역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영웅본색’의 의미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따뜻한 톤을 유지한다. 감독의 고향이라는 기장,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고, 아재들의 힘으로 115분의 러닝타임을 꽉꽉 채운다. 특별함이 없다는 것은 보안관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이다. 다만 아재 감성과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지루한 115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 3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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