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한 아내'가 지난 2일 종영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문지훈 인턴기자] '완벽한 아내'가 '웰메이드' 명예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자극적인 소재가 가득해 짜임새에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는 세파에 찌든 아줌마 심재복(고소영 분)이 고초를 겪으며 새 희망과 사랑을 찾는 이야기다. 

초반 '완벽한 아내'는 주인공 심재복과 악인 이은희(조여정 분)의 대결 구도를 박진감 있게 그려 호평 받았다. 이은희의 미스터리한 면모는 매회 반전을 줬고, 적당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친절해 보였던 이은희가 구정희(윤상현 분)의 스토커였던 사실, 이름을 바꾸고 성형수술을 해 정체를 감춘 일 등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 요소로 작용했다. 

이은희에게 매번 당하지만 굳센 성정을 유지하는 심재복의 모습은 매력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끊임없는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고 이은희에게 맞섰다. 고소영, 조여정은 특색이 뚜렷한 각자 캐릭터를 노련한 연기력으로 그려냈다. 

시청률은 한 자릿수로 부진했지만 마니아 시청층이 형성됐다. 작품 짜임새와 캐릭터가 탄탄했던 덕분이었다. 시청자들은 '완벽한 아내'에 신선한 재미를 느끼며 극의 퀄리티를 호평했다. 낮은 시청률에도 '웰메이드'라는 평을 받은 몇 안 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이른바 '막장'이라는 오명을 썼다.

지난달 24일 방송에서는 이은희가 심재복을 납치해 자신의 이름으로 정신병원에 감금했다. 이은희는 구정희에 대한 집착 때문에 정나미(임세미 분)도 살해했다. 살해와 납치, 감금 등 파격적인 막장 요소가 즐비했다. 25일 방송에서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심재복이 이은희를 역으로 감금했다. 이후 이은희가 또 다시 탈출했고, 심재복은 다시 위협받았다.    

지난 2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도 폭력적인 장면이 가득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은희는 독살 시도와 분신으로 광기의 끝을 보여줬다. 구정희의 사랑을 얻지 못 해 분노한 그는 구정희, 심재복, 강봉구(성준 분)를 지하에 가뒀다. 이은희는 구정희에게 약을 먹여 감금했고, 심재복과 강봉구를 납치해 포박했다. 심재복을 독살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지하실에 불을 질렀다. 함께 죽으려는 계획이었다. 심재복은 강봉구와 힘을 합쳐 구정희를 데리고 겨우 밖으로 나왔다. 이은희는 홀로 지하실에서 사망했다.  

앞서 이은희의 광기어린 행동엔 이유가 있었기에 시청자들이 호응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이은희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한 행동을 보였다. 그가 왜 이 정도로 집착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은희의 행동을 통해 단순히 자극성만 높이려는 의도로 개연성을 잃었다.  

▲ '완벽한 아내' 심재복이 20회가 돼서야 꽃길을 걷게 됐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주인공 심재복의 '꽃길 찾기 프로젝트'라는 기존 줄거리도 퇴색됐다. 심재복이 희망을 찾는 과정은 마지막 회에서 비로소 공개됐다. 심재복은 이은희로 인해 19회 동안 갖은 고초만 겪었다. 20회에서 비로소 강봉구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했으며 이은희의 악행에서도 벗어났다. 내내 심재복의 통쾌한 반격을 기다린 시청자들의 기대가 사그라든 뒤였다. 

'완벽한 아내'는 탄탄한 짜임새로 인기와 상관없이 호평받았지만, 안타까운 마무리를 보여줬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기억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완벽한 아내'를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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