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배정호 기자] 13년이나 몸담았던 친정을 상대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신화용은 수원 팬들이 선정한 4월 MVP 수상식으로 긴장을 풀었다. 

킥오프 전 좁은 복도에서 친정 팀 선수들과 마주한 신화용의 얼굴에는 떨리는 마음이 가득했다. 뭔가 기분이 묘한 듯 신화용은 머리만 계속해서 긁적였다. 

신화용 앞에는 포항의 주장 황지수가 서 있었다. 

“지수 형 안녕하세요.” 

말 한마디를 건네며 신화용은 긴장을 풀었다. 손준호, 강상우. 모두 자신과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지만 이제는 승부라는 울타리 안에서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전반 45분 동안 눈에 띄었던 포항의 공격은 없었다. 후반 시작 전 신화용이 포항 팬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포항 유니폼이 아닌 수원 유니폼을 입고 포항 팬들 앞에 섰다. 

포항 서포터들이 먼저 신화용을 격려했다. “신화용 신화용 신화용!” 

수원 산토스의 감각적인 골로 0의 균형이 깨졌다. 신화용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긴장이 풀린 듯 물을 마셨다. 


포항의 공격을 잘 막아 낸 수원은 리그 9경기 만에 홈에서 승리를 거뒀다. 모든 힘을 다 쏟아 낸 포항 선수들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누웠다. 신화용이 친정 팀 선수들을 위로했다. 

승리 뒤 수원 팬들과 외치는 만세 삼창. 신화용과 수원 선수들은 홈에서 리그 첫 승을 마음껏 즐겼다. 갑자기 신화용이 포항 팬들에게 달려갔다.  포항 팬들이 소리쳤다.

“신화용! 신화용! 신화용!” 

신화용은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13년 동안 자신을 응원해 줬던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만감이 교차했던 하루. 신화용은 인터뷰 내내 계속해서 이렇게 답했다. 

“기분이 묘하네요. 기분이 이상하네요. 함께 뛴 선수들이었는데…” 

[영상] 신화용 더비 ⓒ 촬영, 편집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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