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리그 6차전 우라와 레즈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38분 터진 윤승원의 골을 잘 지켰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공격수로 마우링요, 조찬호, 윤승원을 배치했다. 미드필드는 주세종, 이석현이 지켰다. 측면 수비수로 박민규와 고요한이 나서고, 김동우, 김원식, 황현수가 스리백으로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양한빈이 꼈다. 최근 주전으로 발돋움한 황현수를 비롯해 윤승원과 박민규까지 1995년생 어린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주말 상주 원정에 대비하는 동시에 새 얼굴에 대한 가능성 실험이었다.
주전이 대거 빠진 경기였다. 황 감독이 유난히 신경 쓴 곳은 중원이었다. 평소 붙박이 주전인 주세종이 나섰고, 파트너 이석현도 서울 중원에 창의력을 더하는 선수로 주전과 교체를 오가는 핵심 선수다. 두 미드필더는 우라와 레즈와 중원 싸움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공 소유권은 완벽하게 지켰다. 주세종과 이석현의 힘은 '리턴패스'에서 나왔다. 수비수에게 자주 패스를 받았지만 무리하게 공격적으로 돌아서지 않고 편하게 툭툭 공을 돌려줬다. 리턴패스로 상대 압박을 약화시킨 뒤 자연스럽게 돌아섰다. 무리한 침투 패스보다도 좌우로 넓게 공격을 전개했다. 오른쪽 측면에는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고요한이 나섰다. 함께 공격을 전개했다. 무리하게 공격을 펼치다가 역습에 당하는 이번 시즌 서울의 전형적 '실점 패턴'은 없었다.
또다른 전술적 포인트인 전방 압박에서도 핵심이었다. 서울은 전반 17분을 시작으로 전방 압박을 펼쳤다. 중원을 지킨 이석현과 주세종의 적극적인 콜 플레이와 함께 윤승원, 마우링요, 조찬호가 수비수들을 따라붙었다. 이석현과 주세종은 1대1 대결에서 우라와 중원 조합 코마이 요시아키와 아오키 다쿠야를 압도했다. 중원에서 편하게 공을 잡지 못하자 우라와의 패스 플레이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서울은 연이어 압박에 성공해 공격권을 되찾았다. 우라와의 공격 전개를 괴롭혔다. 톱니바퀴가 어긋난 우라와는 부정확한 롱패스로 경기를 풀다가 흐름을 잃었다. 서울 수비수들은 적극적으로 전진하면서 긴 패스를 끊었다. 전반 21분 마우링요와 전반 27분 윤승원의 슛은 모두 전방 압박에서 시작됐다.
전반 38분 윤승원의 발에서 첫 골에도 이석현의 공이 컸다. 서울은 우라와의 백패스 실수를 곧바로 공격으로 연결했다. 마우링요의 스루패스를 받아 이석현이 골문 앞까지 드리블 전진한 뒤 오른쪽의 윤승원에게 내줬다. 텅 빈 골문에 공을 밀어 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후반에도 서울은 전방 압박을 이어 갔다. 주세종과 이석현도 몸이 가벼웠다. 서울은 1골의 리드를 안고 보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풀었다. 수비에 집중하다가 역습으로 나설 때 주세종과 이석현의 발에서 간결한 패스와 스루패스가 이어졌다.
후반 6분 이석현과 조찬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2대1 패스로 완전히 수비를 무너뜨렸다. 후반 28분 주세종의 스루패스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뜨리고 윤승원 앞에 연결됐다. 윤승원은 직접 돌파해 슛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걸렸다. 주세종의 완벽한 패스였다. 후반 41분에도 완벽한 스루패스로 조찬호의 찬스를 도왔지만 슛 타이밍이 늦어 찬스를 놓쳤다. 후반 종료 직전 이석현의 환상적인 발리 패스도 김한길 앞에 연결됐지만 슛이 수비에 걸렸다.
서울은 끝까지 1골의 리드를 지켰다. 끝까지 문을 걸어잠궈 만든 결과가 아니었다. 때로는 앞에서 누르고, 위에서 지키며 만든 결과였다. 그 가운데서 동분서주한 두 미드필더의 활약이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