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하면 특유의 이미지가 있었다. 상대를 어떻게든 이기는 능력. 그리고 좀처럼 지지 않는 끈끈함까지.

맨유는 분명 알렉스 퍼거슨 시절 박지성의 존재까지 더해 '국민 구단'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지휘봉을 잡았던 27년(1986년~2013년)간 13번의 프리미어리그, 2번의 챔피언스리그, 5번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을 포함해 총 3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리미어리그를 '씹어' 먹었던 시절이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떠난 이후 맨유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리그 우승은커녕 '맹구'라고 조롱받기 일쑤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밥 먹듯이 했던 건 과거다. 이젠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하나의 목표로 세우고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잡고 팀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로 보면 현재(05.11 기준) 리그 6위, 유로파리그 준결승에 오른 게 전부다. 자칫 다음 시즌도 '별의 무대'에서 맨유의 자리는 없을 수 있다.

▲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맨유
선발 라인업.

그래서 과거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2007-2008 시즌 맨유는 지금과 달라도 많이 달랐다. 맨유는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20골을 기록했다. 많은 득점은 아니었지만 지지 않은 축구, 끈끈한 축구로 강팀을 하나둘씩 넘어 최고의 위치에 다달았다.

주축 선수는 지금보다 '싱싱'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그리고 카를로스 테베즈가 스리톱의 축이었다. 한국 축구의 자존심 박지성도 있었다.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가 구축한 센터백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센터백 듀오였다.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라이언 긱스 같은 레전드도 있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손쉽게 통과한 맨유는 16강에서 올림피크 리옹도, 8강에서 AS로마도, 4강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에 올라갔다. 맨유는 결승에서 정규시간 첼시와 1-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까지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

▲ 준결승에서 리오넬 메시를 꽁꽁 묶은 맨유의 박지성(오른쪽).

한국 축구 팬들에겐 아쉬움이 남는 경기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와 4강 1, 2차전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수비형 윙어'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심지어 명단에도 없었다.

퍼거슨 감독은 훗날 "박지성을 당시 결승전 명단에서 제외한 걸 가장 후회하고 있다"면서 "큰 공을 세운 박지성이 결승전에서 배제될 이유는 없다. 다만 당시 우리는 전략에 맞는 4~5명의 선수만 벤치에 둬야 했다. 모든 선수가 엔트리에 포함될 수는 없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 팬에게 2007-2008 시즌 맨유는 '국민 구단'이었고 '좀처럼 지지 않는' 팀의 표본이었다. 

:::2007-2008 시즌 맨유 성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커뮤니티실드 우승

:::주축 선수(당시 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2)

웨인 루니(21)

카를로스 테베즈(23)

라이언 긱스(33)

박지성(26)

폴 스콜스(32)

리오 퍼디난드(28)

네마냐 비디치(25)

파트리스 에브라(26)

에드윈 반 데 사르(36)

▲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유.

[영상]2007-08 맨유 UCL 우승 시즌 총 득점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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