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5일 박지성이 맨유로 이적이 확정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그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적 당시 그의 맨유행은 한국 축구계에 큰 충격을 줬고, 축구 팬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반면 우려도 있었다. 측면 공격수로 분류된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내로라하는 상대들과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고된 상태였다. 과연 이들 사이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었다. 일부에서는 그의 영입이 아시아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적 첫 시즌 수준급 활약을 펼치면서 맨유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리그 34경기에 나서 1골 8도움(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기준)으로 맨유 공격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2005년 10월 1일 풀럼과 EPL 7라운드에서는 2개의 도움과 페널티킥을 유도해 맨유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그해 12월 24일 버밍엄 시티와 칼링 컵(현 EFL 컵)에서 루이 사하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통렬한 왼발 슛으로 잉글랜드 진출 후 첫 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다음해 4월 아스날과 경기에서 웨인 루니의 패스를 받아 절묘한 슬라이딩 슛으로 리그 첫 득점을 뽑아내며 팀의 승리를 확정 지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마치고 들어간 2006-2007 시즌에선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진 못했지만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 당시 리그 14경기에 나서 뽑은 5골은 이후 2010-2011 시즌과 함께 자신의 리그 최다 골이다. 블랙번과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뒤 무릎 연골 수술을 받게 되면서 시즌을 일찍 마쳤다.
맨유에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쳤다. 첼시와 2007-200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명단에서 제외된 것.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 결정에 "내가 감독으로 활동하는 동안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 그동안 박지성이 환상적인 경기력을 펼쳐 왔기 때문"이라면서 그를 제외하기로 한 판단이 쉽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박지성이 명단에 제외되자 국내에선 그가 이적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적 대신 맨유에 남아 주전 경쟁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절치부심한 박지성은 2008-2009 시즌 40경기에 출전하면서 퍼거슨 감독에게 중용 받았고, 아스날과 UCL 4강 2차전에서 전반 8분 호날두의 크로스를 받아 선제골을 성공하며 맨유를 UCL 결승 무대로 이끌었다. 그리고 1년 전 자신에게 아픔을 줬던 UCL 결승전에서 이번엔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인로는 처음으로 UCL 결승전에 출전한 선수가 됐다. 하지만 맨유는 사무엘 에투, 리오넬 메시에게 실점하면서 바르셀로나에 0-2로 져 빅 이어를 들어 올리는 덴 실패했다.
2009-2010 시즌 박지성의 키워드는 단연 '센트럴 파크'. 2010년 2월 AC 밀란과 맞붙은 UCL 16강 1차전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중앙에 포진했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 안드레아 피를로의 봉쇄였다. 박지성은 피를로를 철저히 마크하면서 그를 견제했고, 피를로는 박지성의 수비에 밀려 고전을 거듭했다. 박지성은 16강 2경기에서 피를로를 완벽히 틀어막았고, 2차전에선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피를로는 1차전을 마친 후 "(박지성은) 투견 같았다. 몸을 던져 나를 막았다"면서 그의 투지를 칭찬했다. 3월 리버풀과 EPL 31라운드에선 후반 15분 리버풀 수비진의 빈틈을 파고든 후 대런 플레처의 크로스를 멋진 헤더로 연결해 결승 골을 성공하며 맨유에 2-1 승리를 선물했다.
몇 시즌간 득점이 많지 않았던 박지성의 발끝은 2010-2011 시즌 다시 타올랐다. 울버햄튼과 경기에선 멀티 골을 폭발해 맨유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전반 45분 플레처의 패스를 받아 침착히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 2분 울버햄튼의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결승 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의 결승 골이 터지자마자 믹 매카시 당시 울버햄튼 감독은 물통을 발로 차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2011년 4월 12일 첼시와 UCL 8강 2차전에선 디디에 드록바가 만회 골을 뽑아내 기세를 올리려던 순간, 긱스의 패스를 받아 골을 터뜨려 올드 트래포드를 환호성으로 물들였다. 이해 맨유는 다시 한번 UCL 결승에 올라 왕좌에 오를 기회를 잡았으나 2년 전 부딪혔던 바르셀로나에 1-3으로 졌다.
2012년 2월 23일엔 아약스와 UEFA 유로파리그에서 주장으로 선발 출전하는 영광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맨유와 박지성의 시간은 종착점이 다가왔다. 3월 이후 8경기 연속 결장할 정도로 박지성의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2012년 4월 30일 맨체스터 시티와 더비전에서 오랜만에 선발 출전해 '센트럴 파크'로 나섰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면서 교체됐다. 시즌 종료 후 박지성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을 선택하면서 7년 간 맨유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맨유를 떠난 박지성은 QPR을 거쳐 친정 팀 PSV 에인트호벤의 유로파리그 진출에 기여한 뒤 2014년 5월 은퇴를 선언했고, 2014년 10월 맨유의 앰버서더로 임명됐다.
::: 박지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활약상
통산 204경기 출전, 28골 29도움
EPL 우승 4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커뮤니티 실드 우승 4회
EFL컵 우승 3회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영상] '언성 히어로' 박지성, 맨유 시절 활약상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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