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고소영이 '완벽한 아내'에서 심재복 역으로 열연했다. 제공|킹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배우 고소영(45)은 지난 2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심재복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연기로 인생 연기를 경신했다.

당초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해 온 고소영이 억척스러운 아줌마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할지 의문이 모였다. 하지만 고소영은 이런 예상을 보기좋게 깼다. 지난 2007년 드라마 '푸른 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복귀한 고소영은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완벽한 아내' 성적은 고소영의 개인적인 성과와 반비례했다. 첫 방송 3.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 했다.

작품은 부진했지만 고소영은 당당했다. 얻은 점과 아쉬웠던 점을 구분하며 배우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짚었다. 

"작품이 잘 되지는 않았지만 결혼 후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 처음에 대중은 나의 연기를 우려했다. 아줌마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아 괴리감이 들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연기를 했고 어떤 장르, 감정이든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생활 연기, 모성, 미스터리, 코믹한 장면까지 다 했다. 감옥에도 갇혔고 많이 울었다. 부딪치는 인물도 많았다. 이제 두려운 배역은 없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액션도 할 수 있다"

▲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를 통해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연기를 했다. 제공|킹엔터테인먼트
고소영은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길 원했다. 그런 마음으로 '완벽한 아내'를 선택했고 목표를 이뤘다. 그는 "차갑고 공주같은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심재복 캐릭터를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 10년 만에 대단한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캐릭터에 융화돼 내 안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목표는 달성했다. 어리고 예쁜 배우들이 많은데, 내가 그들과 같은 캐릭터를 맡기는 어렵지 않은가. 앞으로도 대중이 나를 친숙하게 느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으로 얻은 점을 말하면서도 힘들었던 점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심재복 캐릭터를 향한 기대와 전개 과정에서의 변화가 충돌했고, 이는 고소영을 괴롭게 했다.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를 선택한 이유는 신선한 내용 덕분이었다. 평범한 아줌마가 미스터리한 일을 겪지만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과정이 좋았다. 재복이 악인에게 굴하지 않고 '아줌마 파워'를 발휘하는 장면들도 멋졌다. 아가씨 때는 발휘하지 못 하는 아줌마만의 힘이 있다. 재복의 억척스럽지만 당당한 모습이 정말 좋았다"고 심재복 캐릭터의 장점을 언급했다.

이어 "후반에서는 재복의 주체성이 사라졌다. 연기하기가 혼란스러웠다. 재복이 왜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 바람 피운 남편 구정희(윤상현 분)만을 바라보는 모습은 조선시대 여성 같았다. 집착 같기도 했다. 남편의 내연녀 정나미(임세미 분)를 챙겨 주거나 죽었을 때 찾아가 슬퍼하는 모습도 납득이 안 갔다. 목적 의식도 없고 개연성도 없었다. 재복은 사건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인물처럼 보였다"고 기대했던 바와 충돌하는 지점을 언급했다.

▲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에서 성준과 연인 호흡을 펼쳤다. 제공|KBS
연하남 강봉구(성준 분)와 로맨스는 귀여웠지만 역시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다. 그는 "서로 재복 삼촌, 봉구 조카라고 부르며 투닥거리는 모습이 예뻤다. 나이 차이가 나기에 달달한 로맨스 위주로 보여주면 어색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사이로 만들었다. 성준과 호흡도 잘 맞았다. 애정신은 50% 이상이 애드리브였다. 성준이 애드리브를 자유자재로 잘 한다. 그와의 촬영이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재복과 봉구가 연인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발전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 설명을 촘촘히 해줬다면 로맨스도 개연성이 높아졌을 터다"라고 털어놨다.

고소영, 성준뿐 아니라 현장 모든 배우, 스태프들간 분위기가 좋았다. 고소영은 "작품은 잘 안 됐지만 아이러니하게 배우들 호흡도 좋고 현장 분위기가 훈훈했다. 대본 관련한 스트레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완벽한 아내'는 종영했고, 고소영은 이제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선다. 연기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냐는 질문에, 반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고소영은 "10년간 본업에 충실하지 않아 내게 실망한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다"고 했다. 

이어 "멜로 작품은 어린 친구들에게 기회가 많이 간다. 또 요즘은 한류 수출 작품 위주로 제작되다 보니 출연하기 쉽지 않다"며 "감독님을 열심히 만나면서 존재감을 알리고 싶다. 연예인도 상품이니까 매력을 꾸준히 어필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나의 존재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 고소영은 더욱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제공|킹엔터테인먼트
마지막으로 고소영은 더욱 '완벽한 연기'를 향한 갈망을 보여줬다. 그는 "외국 배우들은 오랫동안 배역을 철저히 준비한다. 준비 기간이 충분한 것은 배우에겐 최적의 조건이다. 우리나라에도 외국같은 시스템이 생겼으면 좋겠다. 또 그런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잡고 싶다. 캐릭터, 작품 연구를 오랫동안 해서 대중에게 더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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