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석이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에 출연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방송인 유재석이 '개그콘서트' 900회를 빛내며 국민 MC의 위상을 입증했다.

유재석은 지난 14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900회 특집 1회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다.

유재석은 본 무대에 앞서 후배들과 가까이서 만났다. 후배들과 만나 기운을 북돋으려 했지만 후배들을 잘 알지 못하거나 허당기를 들켜 웃음을 줬다. 송준근 앞에서 박영진의 유행어를 읊는가 하면 정명훈, 김대희의 근황을 몰라 당황했다.

이후 유재석은 무대에 올라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과 코미디언 키건마이클 키의 분노통역사 영상을 패러디했다.

유재석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후배 여러분, '개그콘서트'의 900회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개콘' 분위기에 안 맞게 지루할 수 있을 것 같아 속마음 통역사를 한 분 모셨다"고 말한 뒤 유민상을 무대로 이끌었다.

유민상은 유재석의 축사를 완전히 다른 뜻으로 통역해 웃음을 줬다. 유민상은 "기쁜 마음으로 한달음에 왔다"는 유재석의 말을 "'개콘' PD가 한 달을 조르더라. 왔으니까 됐지?"라고 바꿔 이야기했다. 이어 유재석의 "'개콘'엔 자랑스런 후배들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맨들이 있다"는 말을, 유민상은 "난 '무한도전'의 양세형이 제일 재미있다"고 통역했다.


유재석은 "시청자 한 사람으로서 매주 즐겨보고 있다"고 말했지만, 유민상은 "난 SBS '런닝맨'만 보고 TV 끈다"라고 바꿔 말했다. 당황한 유재석은 "아니다. '런닝맨'을 보고 '개그콘서트'를 본 뒤 잔다. 한 주도 빼놓지 않고 매주 본다"고 해명했다.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덕담으로 축사가 마무리되는 듯 했다. 유재석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기까지 온 것으로 안다. 여러분 모두 900회에 안주하지 말길 바란다. 항상 1회라는 생각으로 1000회, 2000회까지 대한민국 웃음을 책임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 유재석이 '개그콘서트' 900회에서 덕담은 물론 코믹한 발언까지 쏟아냈다. 사진|KBS2 방송화면

선배 유재석의 축사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후배들은 지루해 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치던 박수도 멈췄으며 김대희는 "끊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기분이 상한 유재석은 후배들의 행동을 트집 잡고 자신의 이력을 과시하는 등 권위 의식 가득한 선배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결국 후배들은 말을 멈추지 않는 유재석의 팔을 잡고 무대 밖으로 잡아끌었다. 진지하다가도 코믹한 모습으로 단번에 변신한 유재석의 재치가 시청자들을 웃겼다.

이정규 PD는 지난 10일 진행된 '개콘' 9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석의 미담을 공개했다. 이정규 PD는 "유재석은 지난주 사전 녹화를 진행했다. 출연을 부탁 드렸을 때 언제 하냐고도 묻지 않았다. 한 번에 흔쾌히 승낙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대본 회의, 수정 과정에 걸쳐 적극 참여하셨다. 또 만족할 때까지 녹화하고 가셨다"고 했다. 이어 "녹화 끝나고는 70여명 개그맨들에게 밥을 사 주셨다. 막내 10명에게는 통닭 한 마리씩 손에 들려 집에 보내셨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이날 방송과 이정규 PD의 증언으로 국민 MC 자질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무대 밖에서의 따뜻함과 무대 위에서의 재치를 겸비한 최고의 선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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