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골 1도움' 이승우의 뜨거운 발 끝.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신태용호의 강점은 결국 뜨거운 공격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17 기니와 A조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이승우, 임민혁, 백승호가 연속 골을 터뜨리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공격력은 원래도 인정 받았다. 그래서 무실점 경기에 관심이 쏠렸다. 이유현-정태욱-이상민-우찬양 포백은 기니를 유효 슈팅 3개로 틀어 막았다. 약점으로 지겆 받았던 수비는 안정을 찾았다.

원래부터 장점으로 꼽혔던 공격은 어땠을까. 침착한 후방 빌드업과 상대 골문에 가까워질수록 빨라지고 과감해지는 공격이 돋보였다. 신태용호의 창은 다양한 방식으로 골을 기록했다. 막아야 할 공격이 많으니 대응하기도 어렵다.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낸 신태용호의 공격은 얼마나 날카로웠을까.

#. 개인 돌파 - 전반 36분, 이승우 첫 골

한국은 전반 36분 한 번 기니의 빈틈이 보이자 여지없이 공격을 찔러 넣었다. 미드필드에서 기니의 압박을 피한 한국은 ‘에이스’ 이승우의 발 앞에 패스를 넣었다. 이승우는 혼자 수비수 사이를 휘저은 뒤 과감한 슛을 시도했다.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됐고 골키퍼의 키를 넘기면서 골로 연결됐다. 전반 추가 시간에도 왼쪽 측면을 완전히 돌파해 조영욱의 골을 도왔다. 조영욱의 득점은 비디오 판독 끝에 노골이 선언돼 도움 1개를 잃었다.

백승호도 1대1에서 강점을 보였다. 백승호는 안정적으로 공을 점유하고 패스를 연결하다가도 공격으로 전환될 땐 과감하게 드리블을 시도했다. 좌우로 체중을 이동하며 상대 무게중심을 무너뜨리는 데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전반 26분 헛다리 짚기로 기니 주장 포파나의 경고를 유도하기도 했다.

과감한 솔로 플레이가 만든 득점이었다. 1대1에서 우위에 서면 경기는 쉽게 풀린다. 커버플레이를 하려면 수비 형태가 무너지고 다른 선수들이 움직일 공간이 생긴다.

#. 연계 플레이 - 전반 추가 시간, 조영욱 비디오에 사라진 골

조영욱의 플레이를 두고 신 감독은 "이제 올라왔다"고 표현했다. 조영욱은 원래 과감한 몸싸움과 배후 공간 침투를 즐기는 선수다.선수 본인도 맨체스터 시티의 간판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원톱으로서 적극적인 몸싸움과 연계 플레이는 필수다.

조영욱은 자신보다 훨씬 체격이 큰 기니 선수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공중볼도 적극적으로 다퉜고 등지는 플레이도 잘했다. 후반 9분 달려드는 수비수를 등지고 돌아서서 단독 돌파를 시도한 것이 백미였다. 마무리 슛은 아깝게 골포스트를 벗어났지만 아구에로를 연상시키는 플레이였다.

조영욱은 전반 추가 시간 이승우와 연계 플레이로 기니의 왼쪽 측면을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노골이 선언됐지만 과정이 좋았다. 조영욱이 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공을 받았고, 이승우가 조영욱보다 안쪽으로 침투하며 기니 수비의 허점을 노렸다. 한국 2선 공격수의 공격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최전방과 2선의 '콤비 플레이'는 매우 중요하다.

▲ 신태용호 공격의 삼각편대 백승호-조영욱-이승우(왼쪽부터)가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그러나 취소됐다. ⓒ연합뉴스

#. 스루패스와 수비 배후 침투 - 후반 31분 임민혁 추가 골

수비 뒤 공간을 노린 침투와 스루패스도 빛을 냈다. 후반 31분 임민혁이 날카로운 태클로 공을 빼앗아 역습이 시작됐다. 드리블로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한 이승우가 수비수 다리 사이를 노린 패스로 임민혁 앞에 밥상을 차렸다. 임민혁은 침착하게 마지막까지 기다린 뒤 골망을 흔들었다.

백승호와 이승우처럼 뛰어난 개인기와 드리블을 갖춘 선수들은 수비수가 쉽게 달려들 수 없다. 수비가 거리를 주면 스루패스를 연결할 틈이 생긴다. 침투가 특기인 조영욱을 비롯해 미드필더들이 침투한다면 위협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 제공권 활용한 공격 - 후반 41분 백승호 쐐기 골

쐐기 골은 장신 수비수 정태욱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이승우의 프리킥이 짧아 기니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냈다. 수비를 지킨 우찬양이 다시 공을 잡아 정태욱의 머리를 향해 긴 패스를 올렸다. 정태욱이 중앙으로 떨어뜨려준 공은 백승호 앞에 떨어졌다. 백승호는 감각적인 슛으로 골키퍼의 키를 넘겨 쐐기 골을 뽑았다.

세트피스에서 이어진 공격이었다. 중앙 공격수인 조영욱이나 하승운이 장신은 아니다. 그러나 수비에 있는 선수들이 가담했을 땐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정태욱의 높이가 돋보인다. 기니 선수들은 세트피스마다 정태욱이 부담스러운지 계속 몸싸움을 벌였다. 주심이 여러 차례 주의를 줘야 했다.

머리에 맞고 떨어지는 세컨드볼을 노리는 공격 방식은 단순하다. 그러나 개인 돌파, 연계 플레이, 스루패스 등 다양한 공격 방식과 함께 활용한다면 그 무게감은 달라진다. 단순하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
 
#. '베일'에 싸인 세트피스

신태용호는 세트피스를 공수 양면에서 많이 준비했다. 기니전에선 세트피스 수비를 잘했다. 신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에선 바뀐 상대에 맞게끔 수비 훈련을 할 것"이라며 여전히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공격적으론 '만드는' 세트피스는 없었다. 일반적인 크로스가 많았다. 조영욱은 믹스트존에서 "선수들끼리 분명 더 좋은 게 있는데 위험요소가 있어서 2-0, 3-0이 되면 하자고 했는데 늦게 스코어가 벌어졌다"면서 "아직 세트피스는 많이 남아 있다"고 잘라 말했다. 보여줄 게 많아 설레는 표정이었다.

세트피스는 고비에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신태용호가 날카로운 세트피스까지 갖춘다면 다양한 공격 루트는 완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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