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문로, 정형근 기자] ‘경질 위기’를 겪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변화가 감지됐다.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24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11명의 선수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적극적 개입’이 있었을까.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표 팀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다음 달 13일 열리는 카타르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8차전에 대비한 명단이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지난달 초 “3가지 사항을 슈틸리케 감독과 합의했다”며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기술위가 대표팀 선수 선발에 관여하고 지도자 경험이 풍부한 수석코치와 전문 피지컬 코치를 영입한다는 내용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조건부 유임’을 택한 대한축구협회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정해성 수석코치와 오성환 피지컬 코치를 선임했다. 

남은 1가지 사항은 선수 선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월 열린 중국, 시리아전과 11명이 달라진 명단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그는 “대표팀 경험과 K리그의 활약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임 결정’ 이후 2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대변화이다. 명단을 자세히 살펴보면 새로 합류한 11명의 선수 가운데 이근호(강원FC)와 이재성(전북 현대), 이창민과 황일수(이하 제주 유나이티드), 곽태휘(FC서울), 조현우(대구FC), 김창수(울산 현대) 등 7명은 K리거,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이명주(알 아인),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4명은 해외파다. 

그동안 기술위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선발에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 결정 이후 기술위는 “매주 12명의 기술위원이 K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선수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기술위원들은 선수 분석 내용을 종합해서 감독에게 전달하고 선수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선수 명단에 기술위가 어느 정도 개입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4승 1무 2패 승점 13점으로 A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차이는 단 1점이다. 한국 축구의 명운을 결정할 3경기(6월 카타르, 8월 이란, 9월 우즈베키스탄)가 남은 상황에서 ‘시행착오’는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와 직결될 수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슈틸리케호의 변화는 불가피했다. 

“승점 1점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소집과 달리 이번에는 선수들과 훈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카타르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해야 러시아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위기에 놓인 슈틸리케 감독의 표정에는 굳은 의지가 보였다. 변화를 택한 슈틸리케호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달라진 선수 구성으로 첫발은 디딘 셈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8차전 선수 명단

GK: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 장현수(광저우 R&F), 홍정호(장쑤 쑤닝), 곽태휘(서울), 김민혁(사간 도스), 김창수(울산 현대), 최철순(전북), 김진수(전북),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

MF: 기성용(스완지 시티), 이명주(알 아인), 한국영(알 가라파),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 이재성(전북 현대), 남태희(레퀴야 SC),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황일수(제주 유나이티드), 손흥민(토트넘)

FW: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희찬(잘츠부르크), 이근호(강원FC)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