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vs아르헨티나, 예상 선발 라인업.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한국이 '맞불' 작전을 예고했다. 한국의 불이 더 크다면 아르헨티나를 잡아먹을 것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 팀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 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기니를 3-0으로 완파한 상태고, 아르헨티나는 0-3으로 크게 졌다. 한국은 16강 진출 확정을 위해 아르헨티나는 반전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차전에서 판이한 결과를 안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대결이 될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 "우리 경기를 하겠다"고 밝힌 신태용 감독.

# 아르헨티나 강점, 안정적 빌드업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전에서 후방 빌드업을 선보였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기술이 뛰어났다. 중앙 수비수들도 뛰어난 기술을 갖춰 개인기로 공 소유권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중원 조합 콜롬바토와 아스카시바르도 안정적인 볼 키핑과 패스 전개로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오른쪽 수비수 몬티엘의 활발한 공격 가담도 좋았다.

미드필더 이진현은 22일 "아르헨티나가 미드필더진이 좋다. 미드필더로서 상대를 압박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의 중원을 경계했다. 신태용 감독도 "뚜껑을 열어보니 지역 예선보다 훨씬 강하다고 느꼈다. 4위로 턱걸이해서 이름값만 아르헨티나라고 생각했는데 경기 내용이나 모든 면에서 지역예선보단 좋았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가 기술적 차원에선 한국보다 우위에 설 수도 있다.

빌드업 장점이 공격적 우위로 나타나지 못한 점은 문제였다. 공격의 '양'은 많았지만 득점과 가까웠는지 '질'을 따지면 그렇지 않았다.

# 아르헨티나 약점, 템포 떨어지고 측면 공격 의존도 높다

잉글랜드전에서 아르헨티나 공격은 답답했다. 후방에서 공을 잘 연결한 뒤에도 공격진에 가면 속도가 떨어졌다. 템포를 살릴 수 있는 원터치패스는 거의 없었다. 공을 받는 선수 주변으로 침투가 많지 않았다.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찾기 어려웠다. 공격수들은 어쩔 수 없이 직접 드리블을 했고 후방으로 밀려나길 반복했다.

공격수들끼리 세부 전술이 부족했고, 잉글랜드 수비 형태를 쉽게 흔들지 못했다. 측면 크로스로 경기를 풀었다. 공격 템포가 떨어져 밀도가 낮은 측면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잉글랜드전에선 적극적으로 측면을 공략해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전에서 경기가 더 풀리지 않자 후반 7분 부상이 있었던 라우타로 마르테니스와 함께 호세 코제츠니를 투입했다. 투톱 형태로 변하면서 마르티네스가 전방을 지키고, 폰세가 넓게 움직이면서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팔꿈치를 휘둘러 퇴장을 받았다. 한국전엔 결장한다. 한국으로선 행운이다.


# 한국의 전략 '맞불', 우리 경기를 한다…중원이 핵심

신태용호는 아르헨티나에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첫 경기를 긴장 속에서 치렀다. 이제는 하려고 했던 경기를 하려고 한다. 우루과이전이 좋은 경험이 됐다. 우루과이전을 토대로 준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장기인 '공격 축구'로 적극적으로 주도권 다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같은 남미에 속해 유사한 점이 많은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정면 대결을 펼칠 경우 핵심은 중원이다. 신 감독도 "미드필더 싸움에서 지면 경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중원을 강조했다.

기니전에서 신태용호의 중원은 후방을 지킨 이승모, 공격적인 이상헌과 이진현으로 꾸렸다. 신 감독은 직접 이진현과 이승모를 22일 훈련 전 인터뷰에 응하도록 지명했다고 한다. 그는 "두 선수는 중고등학교 동문 선후배다. 내일 선발로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이 언급하지 않은 이상헌이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지난 기니전과 같은 명단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 기니전에서도 신태용호는 점유율은 떨어졌지만 효율적인 공격을 펼쳤다. 오히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격 속도나 짜임새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이긴다면 주도권과 점유율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공격력이 강점인 신태용호는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다. '맞불'을 놓으면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에 먹히기 마련이다.

수비적으로도 자신감이 있다. 기니전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신 감독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와 수비 조직 사이에서 시도한 슛은 없었다. 내일(23일) 경기도 무실점 경기를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신뢰를 표했다.

# 수비 뒤 역습도 유효할 것

조금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것도 정답이 될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전에서 수비 라인을 높여 경기를 운영했다. 전방 압박이 활발하긴 했지만 직선적인 잉글랜드 공격에 무너졌다. 수비 뒤 공간을 공략하는 것이 특기인 한국의 공격수들을 고려하면 단순한 역습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잉글랜드는 직선적인 공격 전개로 아르헨티나를 깼다. 중원 조합 조쉬 오누마와 루이스 쿡이 거의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수비를 단단히 했다. 공격적 패스는 대부분 전방으로 향했다. 전반전 수세에 몰렸을 땐 단순한 공격이 답답했지만 선제 득점이 터진 뒤엔 오히려 실리적인 운영이 됐다. 한국에도 유효한 공격 방식이 될 수 있다. 한국 역시 속도를 살린 역습을 장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돌려치기’는 역습에도 유효하다.

리드를 잡은 뒤엔 역습으로 더 쉽게 경기를 풀 수도 있다. 신 감독은 "상대는 비기면 자기들끼리 불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전반은 자신들의 경기를 하겠다. 후반으로 흐를수록 쫓길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보다 공격적인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본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조금 더 쉬운 득점 장면을 만들어서 더 쉬운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다"며 역습으로 다득점 경기를 할 포석도 밝혔다.

▲ 중앙 수비 듀오 정태욱(왼쪽)과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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