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상 강국 에티오피아. ⓒEPA=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에티오피아에서 일주일 동안 무려 350여 명이 도핑테스트를 받았다. 도핑 위험 국가라는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다. 

AP통신은 23일(이하 한국 시간) "지난주 에티오피아가 육상 선수 339명, 사이클 선수 10명, 복싱 선수 5명 등을 상대로 도핑테스트를 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등이 비용 일부를 제공하며 에티오피아의 대대적인 도핑테스트를 도왔다. WADA와 IAAF는 지난해 8월 에티오피아 반도핑기구와 육상경기연맹에 "반도핑 의지가 보이지 않으면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육상 선수 6명이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을 보였고 이 가운데 5명에게서 멜도니움이 검출됐다. 

멜도니움은 WADA가 지난해 1월부터 금지 목록에 포함한 약물로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1월 호주오픈 기간에 한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면서 널리 알려진 약물이다. 

에티오피아 선수들은 "치료 목적으로 사용한 멜도니움이 올해 1월부터 새로 금지 약물로 지정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WADA는 에티오피아에 "멜도니움이 금지 약물이란 걸 선수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추후 대대적인 도핑테스트'를 요구했다.

이번 도핑테스트의 주안점도 멜도니움이다. 심장병 치료제로 쓰이는 멜도니움이 WADA의 금지 약물로 지정되기 전, 많은 선수가 대회 전 멜도니움 성분이 들어간 약을 복용했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중·장거리 선수들에게는 유행이 되기도 했다. 

WADA는 이 상황을 개선하고자 대대적인 도핑테스트를 에티오피아에 요구했다. 

에티오피아 반도핑기구 관계자는 "우리 선수들 가운데 몇 명이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꾸준히 멜도니움이 금지 약물이란 걸 선수들에게 알렸다. 또한 이 정도 규모의 도핑테스트를 실시했다는 것만으로도 반도핑 의지는 드러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WADA는 "도핑테스트 1차 결과는 열흘 뒤에 나온다. 그 결과를 갖고 에티오피아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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