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선발 명단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잉글랜드 축구는 '한 방 축구'였다. 과정은 투박했으나 어찌어찌 결과는 냈다.

잉글랜드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7 조별 리그 A조 리그 기니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8분 루이스 쿡이 환상적인 중거리슛 득점을 터뜨렸지만, 후반 14분 피카요 토모리가 어이없는 실수로 자책골을 넣었다. 잉글랜드가 주도권은 쥐었지만 경기력에선 만족하기 어려웠다.

아르헨티나전 3-0 완승으로 승점 3점을 쌓은 데 이어, 기니전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추가한 잉글랜드는 16강행 가능성을 점점 높이고 있다. 한국과 최종전에서 지더라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 선발 명단 변화, 4-4-2 또는 4-2-4

폴 심슨 감독은 선발 명단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줬다. 양쪽 측면에 셰이 오조와 아데몰라 루크만을 기용했고, 중원에도 조시 오누마 대신 에인슬리 메이틀런드-나일스를 투입했다.
 
1대 1에서 앞서는 선수들이 나타나면서 아르헨티나전에서 드러난 공격적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오조와 루크만이 공격을 이끌었다. 측면에서 적극적인 1대 1 돌파를 시도하고 투톱 도미닉 솔랑케와 아담 암스트롱이 위치를 바꾸면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반 중반까진 기니 수비 뒤를 노린 침투와 스루패스도 많았다.

루크만은 빠른 발과 기술을 동시에 갖췄다. 침투도 뛰어났다. 후반 16분 수비수를 모두 제친 뒤 강력한 슛으로 골문을 위협한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아르헨티나전과 달리 점유율도 높았고 공격도 활발했다. 그러나 마무리 과정은 여전히 투박했다. 완벽히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좋은 기회가 와도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전반전 8개의 슛을 시도하고도 유효 슈팅은 없었다.

# 중원 사라지고 간격 벌어져, '공격'과 '수비'만

기니가 전반 중반부터 주도권을 회복하면서 경기는 한층 치열해졌다. 한국전에서도 맹활약한 쥘스 케이타가 위협적인 개인 돌파를 보이면서 잉글랜드의 공격도 흔들렸다. 

루이스 쿡과 나일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에만 집중했다. 두 선수 모두 안정적인 경기를 하려고 했다. 포백과 함께 후방을 안정적으로 지켰다. 전반 4분 나일스가 측면으로 도는 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공격수 4명은 전방에서 서서 기다렸고, 나머지 6명은 후방을 지켰다. 당연히 공수 간격은 벌어졌다. 패스 길이가 길어졌고 세밀한 공격도 어려웠다. 믿을 것은 루크만의 개인 능력과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였다. 크로스는 높고 투박했다.

후반전에도 경기 양상엔 변화가 없었다. 4명의 공격수와 6명의 수비수가 있을 뿐이었다. 점유율과 공격 빈도도 낮았지만 기니의 공격이 더 빠르고 위협적이었다.

▲ 잉글랜드 암스트롱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 방'은 주의해야

경기력과 별개로 잉글랜드는 득점을 만들었다. 후반 8분 주장 루이스 쿡이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기니의 골망을 흔들었다. 과정은 특별할 게 없었는데 득점이란 결과는 만들었다. 

잉글랜드는 수비적으로 최소 6명을 확보하면서 수비를 튼튼하게 한다. 실점하지 않고 버틴 뒤, 어떻게든 득점하면 승리를 안을 수 있다. 좋은 말로 하면 '실리 축구', 나쁜 말로 하자면 '한 방 축구'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절대적으로 골 결정력이 좋다는 느낌은 아니다. 후반 추가 시간 케일럼 코널리의 슛을 비롯해 찬스가 적지 않았지만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공격 지역까지 잘 전진하고도 퍼스트 터치가 좋지 않아 슈팅 타이밍을 놓치는 것도 많았다.

잉글랜드가 골을 잘 못 넣는 것은 그들의 사정이고, 한국은 아예 찬스를 주지 말아야 한다. 집중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느린 수비수들, 전방 압박도 필요하다

수비적으론 빠른 공격에 약점을 나타냈다. 쥘스 케이타를 비롯한 기니의 빠른 돌파에 풀백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한국에도 이승우, 백승호처럼 측면에서 돌파 능력을 갖춘 선수가 있다.

중앙 수비수들 모두 제공권이 좋고 수비력을 갖췄다. 그러나 발은 빠르지 않다. 기니가 수비 뒤 공간으로 스루패스를 할 때마다 흔들렸다. 기니는 직접 드리블 돌파가 많아 효과적으로 잉글랜드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전방 압박에도 허둥거렸다. 후반 14분 토모리가 기니의 압박에 놀라 뒤를 살피지도 않고 냅다 백패스를 했다. 물을 잔뜩 머금은 잔디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 자책골이 됐다. 전방 압박을 특기로 삼고 있는 한국엔 나쁜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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