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7 조별 리그 A조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기니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에서 딱 한 곳이 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이승모가 빠지고 김승우가 선발로 출전했다. 김승우는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도 스리백 앞과 사이를 오가는 '포어 리베로'로 활약했다. 미드필더와 수비수 모두를 오간다는 점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은 22일 훈련 전 인터뷰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8번 에세키엘 팔라시오스를 아르헨티나 핵심 선수로 꼽았다. 팔라시오스는 잉글랜드전에서 좌우 측면으로 나오거나, 중앙 공격수 에세키엘 폰세의 배후로 침투하며 수비를 흔들었다. 신 감독은 김승우를 포어 리베로로 기용해 팔라시오스를 대처했다. 김승우에 따라 한국은 스리백과 포백을 오갔다. 김승우가 팔라시오스의 공격 가담에 따라 중앙 수비수 사이로 내려오면 스리백이 됐다. 팔라시오스가 후방으로 내려가면 따라 움직여 포백 형태로 변화했다.
빌드업에도 장점이 있었다. 1패를 안고 있었고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아르헨티나는 경기 주도권을 쥐기 위해 수비 라인을 높였다. 전방 압박도 당연히 있었다.
김승우는 빌드업 때 정태욱과 이상민 사이로 내려갔다. 우찬양과 이유현이 측면으로 넓게 펼쳐져 전진할 수 있었다. 동시에 삼각형 형태를 이뤄 공을 돌리기에도 안정적이었다.
한국은 전반 18분 이승우가 조영욱의 패스를 받아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 전반 42분엔 조영욱이 얻어 낸 페널티킥을 백승호가 침착하게 성공해 전반에만 2골 차로 앞섰다.
팔라시오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실수도 있었다. 후반 시작과 아르헨티나는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마르셀로 토레스와 브리안 만시야가 동시에 투입됐고, 토레스는 폰세와 함께 최전방에 위치했다. 4-4-2 형태로 전환이었다. 후반 5분 만에 아르헨티나의 전술 변화는 효과를 봤다. 토레스가 수비수 사이로 빠져들었고 한국은 실점했다.
아르헨티나의 공세는 무서웠다. 2패를 한다면 사실상 탈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모든 힘을 쏟았다. 한국은 일단 견뎌야 했다.
신 감독은 투톱에 대처하기 위해 전술에 변화를 줬다. 후반 7분 이상헌을 빼고 보다 수비적인 이승모가 투입됐다. 더 이상 교체는 필요 없었다. 김승우가 있었기 때문이다.김승우는 보다 수비적으로 나서 스리백의 중앙에 위치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포어 리베로 형태는 같았지만 수비적 임무가 강해졌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개인 기량이 좋은 아르헨티나의 공세는 예상보다 거셌다. 2골의 리드를 잡았지만 '지키는 경기'를 해야 했다. 신통방통한 선발 기용이었다. 김승우 선발 기용으로 한국은 교체 카드를 아끼면서도 안정적인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김승우 시프트'로 한국 수비는 버틸 힘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