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싸움을 하고 있는 조영욱 ⓒ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전주, 김도곤 기자] 최전방에서 몸싸움을 불사하고 공을 따내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팀을 위해 뛰는 선수, 조영욱(고려대)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 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승우(바르셀로나)의 환상적인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고 백승호(바르셀로나)의 페널티킥 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에 전체적으로 밀린 경기를 했고 실점도 했지만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골을 넣은 이승우, 백승호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들 앞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한 조영욱의 활약이 있었다.

조영욱은 1-0으로 앞선 전반 42분 아르헨티나 진영으로 한 번에 연결된 패스를 잡기 위해 페널티박스 안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이 과정에서 공을 두고 아르헨티나 골키퍼 프랑크 페트롤리와 충돌했다. 심판은 곧장 페널티킥을 선언했지만 쓰러진 조영욱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잠시 경기장 밖으로 나간 조영욱은 정신을 다잡고 다시 투입됐다.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조영욱이 얻은 페널티킥은 백승호가 성공했고 조영욱은 이후에도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활약했다. 최전방 공격수가 공을 따 2선 공격수에게 연결하는 방식이 공격 루트 가운데 하나인 신태용 감독의 전술에서 조영욱은 자신의 몫을 다했다.

경기 후 만난 조영욱은 "골은 넣지 못했지만 골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기쁘다. 머리라도 갖다  대자는 생각에서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승우, 백승호와 같은 공격수로 비교되는 경우가 많지만 조영욱은 시종일관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자세로 그들과 호흡을 강조했다. 조영욱은 "세 명이 전방에 선다. 수비보다 공격적인 이야기를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드리블을 할 때 어느 쪽으로 가면 패스를 어떻게 할 수 있고 패스를 이렇게 하면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욱은 공격수로 직접 골을 넣기도 하지만 전방에서 많이 뛰며 2선 공격수에게 공격 기회를 제공하는 임무가 있다. 자연히 몸싸움이 많고 거친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체력 소모도 심하다. 조영욱은 "오늘(23일) 아주 많이 뛰었다. 체력이 평소보다 일찍 떨어졌다. 60분부터 힘든 느낌이 왔지만 열심히 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또 최선을 다해 뛰는 다른 선수들이 보인다. 열심히 뛰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의 '살신성인' 자세가 빛났다고 밝혔다. 조영욱의 경기가 신태용 감독이 말한 '살신성인'의 자세를 잘 보여 줬다.

조영욱에게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해 만나 보고 싶은 팀이 있는지 물었다. 조영욱은 대회 전 잉글랜드를 만나 보고 싶다는 말을 했고 얼마 후 조 추첨식에서 잉글랜드와 한 조에 편성됐다. 그렇기 때문인지 조영욱은 "잉글랜드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가 정말 만나게 됐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말을 아끼겠다"며 웃어 보였다. 경기에서와 달리 경기장 밖에서는 대표 팀 막내다운,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소년의 밝은 웃음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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