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윤, 이보영, 박세영, 권율(왼쪽부터). 제공|SBS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박경수 작가가 처음으로 도전한 로맨스는 오랜 여운을 남겼다. 이를 완성한 이상윤-이보영, 권율-박세영이 있었기에 박경수 표 멜로가 빛을 발했다.

지난 23일 종영한 SBS 월화 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남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특히 ‘황금의 제국’ ‘펀치’ 등을 함께 만들었던 박경수 작가와 이명우 PD가 만났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으며, ‘내 딸 서영이’를 이끌었던 이상윤, 이보영의 재회로 관심이 집중됐다.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뤘던 박경수 작가와 이명우 PD는 ‘귓속말’에서 도전을 꾀했다.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로맨스를 첨가해 ‘어른 멜로’를 보여주려 했던 것. 이는 극 중 이동준(이상윤 분)과 신영주(이보영 분), 그리고 강정일(권율 분)과 최수연(박세영 분)이 완성했다.

박경수 작가의 멜로는 기존 드라마에서 주로 이뤘던 로맨스와 달랐다. 이동준과 신영주는 나락으로 떨어진 뒤 ‘악연’으로 얽혔고, 복수와 응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렸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늘 함께했고 서로에게 의지했으며 둘도 없는 동지가 됐다. 마음은 점차 발전해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됐다. 

그저 ‘사랑’만 하지 않는 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동준과 신영주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최일환(김갑수 분)과 태백을 무너뜨리고, 김성식 기자 살인사건의 진범을 처단하고, 신창호의 누명을 벗기겠다는 목표다. 이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은 위험했지만 그 속에서 꽃 피운 사랑이기에 더없이 애틋하고 달콤했다. 자신의 죄를 달게 받겠다고 단언한 이동준, 그리고 그런 그를 이해하는 신영주의 마음 또한 흔한 로맨스와 달랐다.

‘애증’으로 얽힌 강정일, 최수연의 관계 또한 흥미로웠다. 강정일과 최수연은 연인이었다. 서로에게 푹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욕망 앞에서 두 사람은 무너졌고, 서로를 이용하고 배신하는, 그러면서도 애증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은 또 다른 인물의 표현이었다. 

박경수 작가가 만들어낸 ‘귓속말’은 권력에 대한 탐구, 선과 악도 없는 인물들의 피 튀기는 열전이 인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 가운데서 그가 만들어낸 ‘박경수 표 멜로’는 ‘귓속말’이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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