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아공전에서 선제골을 도운 구보 다케후사(오른쪽)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유현태 기자] 일본의 축구 신동 구보 다케후사의 축구 센스와 기술은 진짜였다. 그러나 우루과이 수비수들 사이에서 신체 능력의 한계를 느껴야 했다.

일본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7 D조 조별 리그 2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0-2로 졌다.

구보는 지난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 후반 14분 교체로 출전했다. 후반 27분 도안 리츠의 골을 도왔다. 어린 선수의 활약에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했던 구보는 남미 예선 1위 우루과이와 경기에선 어떤 활약을 했을까.

우루과이전에서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남아공전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피치에 들어섰다. 전반 17분엔 오가와 고키가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나고 구보가 투입됐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남아공보다 강했다. 들어오자마자 활발하게 패스를 받아 연결하던 구보는 이내 경기장에서 잘 보이지 않았다.

구보는 크고 기술이 좋은 우루과이 수비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몸싸움에 밀려 고생했다. 전반 26분 구보가 우루과이 오른쪽 공격수 니콜라스 데 라 크루스에게 공을 빼앗기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기술이나 센스는 번뜩였다. 후반 14분 구보는 순간적으로 우루과이 수비수들을 헤집은 뒤 강력한 슛을 날렸지만 산티아고 멜레 골키퍼에 걸렸다. 우루과이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하는 훌륭한 드리블이었다. 구보는 후반 22분에도 결정적인 스루패스로 이와사키 유토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줬지만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나이가 많은 '형님'들 사이에서도 구보의 축구 센스는 빛났다. 반짝 그리고 또 반짝 빛났다.

장점과 약점이 모두 나타난 경기력이었다. 축구는 '세 발 냄비'와 같다. 선수로서 갖춰야 할 세 가지는 신체 능력, 기술, 전술 이해도로 대표되는 두뇌다. 구보는 뛰어난 기술을 갖췄다. 일본의 조직적인 플레이에도 녹아들었고 뛰어난 패스 센스도 보여 줬다. 그러나 16살이 채 되지 않은 성장기 선수가 신체적으로 완성 단계에 들어선 U-20 수준에서 뛰기란 쉽지 않았다. 

일본 축구는 전통적으로 기술과 패스를 강조했다. 몸싸움과 투지를 강조했던 한국과 다른 스타일의 축구였다. 많은 K리그 감독들은 체구가 작은 선수를 중용하지 않는다. 빠르고 거친 K리그에서 견디기 힘들다는 이유다.

기술 축구도 '피지컬' 축구도 모두 정답이 될 수 있다. 스타일이 다를 뿐이다. 그러나 신체 능력을 앞세운 팀을 상대로 기술을 보여 주려면 그에 걸맞은 신체 능력을 갖춰야 한다.  

구보는 아직 만 15세다. 앞길이 창창하다. 6월 4일이 돼야 16세가 되는 그는 분명 천재성이 엿보인다. 구보가 일본 축구계의 바람대로 정말 일본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신체적으로 더 여물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구보는 좋은 경험을 쌓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높은 곳에 오를수록 활약할 여지는 줄어들 수 있다. 승리가 중요한 녹아웃 스테이지에선 더 치열하고 거친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