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루과이전에 나선 일본 선수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유현태 기자] 일본의 축구는 장점이 있었지만, 단점도 뚜렷했다. 한국과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만날 가능성이 남은 가운데 일본의 전력을 분석한다.

일본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7 D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2로 졌다. 

일본은 '남미 예선 1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정면 대결에 나섰다. 볼 점유율에서 55%를 기록해 우루과이에 앞섰고, 슛은 우루과이(13개)보다 적은 9개를 기록했지만 유효 슈팅은 4개나 기록했다. 우루과이의 유효 슈팅은 3개다. 경기 양상도 통계 수치와 비슷했다. 일본은 우루과이를 때로는 압도하면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일본은 졌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우루과이도 일본도 득점 찬스를 여러 번 잡았다. 우루과이는 기회를 잡았고 일본은 놓쳤다. 골을 기록할 집중력만 있었다면 조 1위에 오른 쪽은 우루과이가 아니라 일본이었을 수 있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일본의 패배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조 3위까지 밀린 일본은 이탈리아를 이기지 못하면 조 3위로 16강에 오른다. 한국과 16강부터 만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 우루과이 vs 일본, 선발 명단

# 윙이 없는 4-4-2 포메이션

일본은 미드필더이 좌우 측면에 미요시 고지와 도안 리츠를 배치했다. 두 선수는 직선적인 돌파를 시도하지 않았다. 측면으로 벌려섰다가 꺾어 들어오는 '반대발 윙어'의 플레이도 없었다. 두 명은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울 정도로 좁혀서 플레이했다.

하라 데루키와 이치마루 미즈키가 지킨 중원은 빌드업과 공수 균형 유지에 힘을 썼다. 두 선수 모두 영리한 플레이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직접 골대 근처까지 접근하는 대신 나머지 선수들의 뒤를 받쳤다.

투톱은 183cm의 비교적 장신인 오가와 고키와 171cm로 단신인 이와사키 유토 조합이 나섰다.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오가와와 적극적으로 빈 공간을 노리는 이와사키가 균형을 이룬 투톱이었다.

# 포지션 파괴와 유기적 커버 플레이

일본은 윙이 좁혀섰다. 측면 공격은 공격수가 돌아나가고, 풀백이 공격에 가담했다. 포지션 파괴가 활발했다. 움직이는 선수를 따라다니니 우루과이 수비 라인은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공간이 생길 여지가 많았다. 점유율을 높이면서도 촘촘한 수비를 뚫을 전략이었다.

다만 역습에 잘 대비해야 했다. 일본은 조직력으로 해결했다. 중앙 미드필더 성향을 가진 선수 4명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경기 흐름을 읽고 공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에 힘을 싣기도, 수비로 내려오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4-4-2 형태를 유지했지만, 항상 같은 선수가 같은 위치에 선 것은 아니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리를 옮겨 커버했다. 

대신 중원에 출전한 하라 데누키와 이치마루 미즈키는 무리한 공격 대신 공수 균형을 잡는 데 집중했다. 두 선수는 주로 후방에 머물러 역습에 대비했고, 풀백이 나간 자리를 채웠다. 우루과이가 역습을 펼쳤지만 일본은 실점한 두 장면을 제외하면 대체로 역습에 잘 대처했다.

전반 28분이 대표적이었다. 중앙 수비수 나카야마 유타가 공격에 가담하자 미드필더 하라 데누키가 수비로 내려와 빈틈에 대비했다. 어느 정도 커버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 '반짝'했다. 잠깐 번뜩였지만 경기를 뒤바꾸진 못했다. 아직 어린 구보 다케후사(가운데). ⓒ연합뉴스

# 점유율은 높으나, 그러나 결정력 부족

'패스는 잘 돌리는데, 골을 넣을 선수가 없다.' 오래 전부터 일본 축구의 장단점을 고스란히 담은 말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문제는 비슷하다.

일본은 포지션 파괴와 적극적인 스위칭 플레이로 공을 유기적으로 돌렸다. 우루과이를 점유율에서 압도한 비결이다. 그러나 축구는 점유율이 높으면 이기면 되는 경기가 아니다.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다.

일본은 점유율 유지는 했지만 상대 골문을 향한다는 '방향성'이 부족했다. 최전방 공격수가 측면으로 빠지거나 후방까지 내려오면서 빌드업은 도왔지만, 골대 앞에는 사람이 부족했다. 골은 결국 골대 앞에서 터지는 법이다.

전반 17분께 오가와가 빠지면서 그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대신 투입된 구보 다케후사는 아직 신체적으로 여물지 않았다. 몸싸움에 줄곧 밀렸다. 오가와의 파트너로 선발 출전했던 이와사키 유토 역시 중앙에서 버티는 전형적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구보와 이와사키가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골문을 쉽게 위협하지 못했다.

골대 앞으로 침투나 공을 다투는 상황은 거의 없었다. 후반 10분 전방 압박으로 이치마루가 1대1 찬스를 맞았고, 구보가 후반 14분 개인 드리블 돌파로 찬스를 잡았다. 위협적이었지만 조직적인 공격 마무리는 아니었다.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는 공격이 부족했다.

그나마 어렵게 잡은 찬스에서도 마무리 능력이 부족해 득점에 실패했다. 패배는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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